사회
17년 만에 '60cm 폭설' 왜?…"눈구름도 쉬어가는 내장산 때문"
입력 2022-12-26 19:00  | 수정 2022-12-26 19:41
【 앵커멘트 】
지난주 호남에는 최고 60c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죠.
특히 내장산 주변 지역에 눈이 집중됐는데, 유독 이곳에만 눈 폭탄이 쏟아진 이유는 뭘까요?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내장산 자락 400고지 마을입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요새 같은 곳으로 어디서든 고갯길을 넘어들어와야 합니다.

한파와 폭설로 고립됐다 간신히 집 밖에 나온 주민들은 이제야 눈을 치웁니다.

▶ 인터뷰 : 양금석 / 전북 순창군 복흥면 월성마을
- "오늘 5일 만에 나왔습니다. 뭐 방법이 없잖아요? 그냥 집에서만 쭉 있었습니다."

산간 마을에선 트랙터는 없어선 안 될 만능 제설차입니다.

트럭을 몰고 나가려는 순간, 결국 바퀴가 헛돌기 시작합니다.


취재진까지 도와 간신히 탈출에 성공합니다.

▶ 인터뷰 : 김성열 / 전북 순창군 복흥면 자포마을
- "친구들도 많이 고립돼 못 나온 친구들 많이 있어요. 그래서 궁금해서 나가려고 했더니 도저히 나가지 못하겠네요. 징글징글하죠."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잠시 눈 삽으로 눈을 치우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곳은 원래 차량이 드나들던 마을 안길인데, 보시는 것처럼 간신히 사람 하나가 드나들 정도로 길을 텄습니다."

내장산 자락까지 들어가 보니 소나무가 부러져 전선에 걸려 있습니다.

몇십 년씩 자란 나무도 이번 폭설을 이기지 못한 겁니다.

내장산 인근에 눈이 많이 오는 이유는 뭘까?

서해안에서 들어오는 눈구름이 전북 부안을 지나 정읍으로 들어옵니다.

그런데 최고 높이 763m 내장산이 있는 노령산맥을 쉽게 넘지 못하고 구름이 걸려 눈을 뿌립니다.

정읍과 순창에 폭설이 쏟아진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양석종 / 전주기상지청 예보관
- "강한 북서풍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때 지형 효과로 인해 내장산에 많은 눈을 쏟아 부은 다음, (정읍, 순창) 너머에는 아무래도 적설량이 적게…."

강원도만큼이나 눈이 많이 내리는 내장산 마을.

눈구름도 쉬어가는 통에 애꿎은 주민들만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그래픽 :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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