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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취재하다 숨진 美 기자…사망 원인은 대동맥 파열
입력 2022-12-15 08:41  | 수정 2023-03-15 09:05
고된 업무로 고통 호소…"3주째 잠도 못 잤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취재하던 도중 숨진 미국 기자 그랜트 월(48)의 사망 원인은 대동맥 파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월 기자는 지난 10일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8강전을 취재하던 도중 기자석에서 고통을 호소하더니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사고 당시 인근에 앉아있던 동료 기자들은 "연장전이 시작된 즈음부터 월 기자가 극심한 고통을 겪는 듯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응급구조대가 출동해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곧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월의 아내인 셀린 가운더 박사는 뉴욕시 메디컬 검시소에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이후 그는 14일(현지시간) CBS 아침 뉴스쇼 '디스 모닝'(This Morning)에 출연해 남편이 상행대동맥에 생긴 대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운더 박사는 "(대동맥류가) 자각 증세 없이 수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결정적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월 기자는 남자 월드컵만 8번째 취재일 정도로 베테랑 축구전문 기자였습니다.

그는 여자 월드컵 4차례, 올림픽 5차례, 대학농구 결선 토너먼트 12차례 등 수많은 현장을 취재하면서 미국농구기자협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스토리상'을 4차례 수상했고 '베컴 실험'(The Beckham Experiment·2009), '현대 축구의 대가'(Masters of Modern Soccer·2018) 등의 저서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최근 월드컵 취재로 고된 업무에 시달리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월은 지난 5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3주째 잠도 거의 못 자고,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든다"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성명을 통해 "고인의 축구 사랑은 엄청났다. 국제 경기를 지켜보는 모든 이들이 그의 기사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취재하던 도중 사망한 기자는 월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10일 카타르 방송사 알카스TV의 사진기자 칼리드 알 미슬람도 월드컵을 취재하던 중 사망했습니다. 그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또 지난달(11월) 21일에는 영국 방송사 ITV기자인 로저 피어스가 미국과 웨일스의 조별리그 B조 경기를 앞두고 돌연사했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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