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외교부, '양금덕 서훈' 인권위 2차례 협의 요청 '묵살'
입력 2022-12-14 19:00  | 수정 2022-12-14 19:35
【 앵커멘트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의 서훈 수여가 외교부의 제동으로 보류된 뒤에도 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훈 대상자를 추천하는 정부 부처인 국가인권위원회가 외교부에 협의를 요청했지만, 외교부가 이를 묵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민주당은 양금덕 할머니에 대한 서훈 수여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습니다.
안병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올해 세계인권선언의 날 기념식을 앞둔 지난 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외교부에 다급히 보낸 공문을 MBN이 입수했습니다.

외교부는 지난 1일 차관회의에서 "부처 간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며 양금덕 할머니의 서훈 수여에 제동을 걸었는데, 서훈 추천 기관인 인권위가 협의를 요청하는 내용입니다.

공문 말미에는 조속한 회신을 바란다고 돼 있습니다.


외교부는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한 차례 통화에서도 인권위는 외교부로부터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지난 9일 열린 기념식에선 양금덕 할머니의 서훈 수여 장면을 볼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전용기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일본의 눈치를 보느라 자국민의 아픔을 어루만지지 못하는 외교부가 도대체 어느 나라 외교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권위가 추천한 서훈 대상자를 외교부가 패싱한 것은 명백한 독립성 침해로 볼 수 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MBN과의 통화에서 "유관부서에서 인권위와 소통한 적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정치권에선 서훈 보류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처음으로 발의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결의안에서 양금덕 할머니의 서훈 수여를 촉구하고, 정부가 앞으로 외교적인 고려를 하지 않고 서훈을 수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MBN뉴스 안병수입니다.
[ ahn.byungsoo@mbn.co.kr]

영상취재 : 정재성·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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