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유승민 "왕정도 아닌데 '윤핵관' 유치해…공천 받으려고 아부"
입력 2022-12-13 07:21  | 수정 2022-12-13 07:25
유승민 전 의원 / 사진 = 매일경제
"경기지사 경선 때 수단·방법 다 동원해 날 떨어뜨려"
"대통령이 전대, 경선에 개입하는 그 자체가 불법 행위"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왜 국민의힘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충성하지 못해서 이 난리냐"고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저격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12일 밤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를 통해 "지금 국민의힘을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든다"며 "윤 대통령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왜 국민의힘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지금 바로 그 분, 그 사람에게 충성을 하지 못해서 이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당내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은 왕이 있는 왕정이 아니다. 왕이 없는 세상인데 없는 왕을 일부러 만들어서 받들려고 왜 그러겠느냐. 권력에 아부해서 공천 받고 떡고물이라도 나눠 가려고 그러는 것 아니겠느냐"며 "민주공화국에서 '충신이다, 윤핵관이다' 이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유치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에서 정치하시는 분들이 왜 우리가 정치를 하는지 헌법이나 제대로 좀 읽어보고 하셨으면 좋겠다"고 강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2월 17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이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경선을 치렀던 경기도지사 선거에 대한 언급도 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대선 직후에 경기도지사 경선을 하는데 그때 당시에 당선인, 지금의 대통령 측에서 정말 별별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가지고 저를 떨어뜨리더라"며 "우리가 국회의원 지역구 수가 59개가 있는데 그 59개 중에 제가 정말 당원들을 거의 못 만날 정도로 당시 대통령 측에서 심하게 하더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만약 1년 전에 (대선) 경선 때 그때 무슨 감정 이런 게 남아서 아직도 정치 보복을 하는 거라면 저는 그런 정치는 정말 속 좁고 너무 쩨쩨한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런데 결과가 어떻게 됐는가, 그런 식의 공천을 하고 경선에 개입해서 호남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우리가 이겼는데 인구가 제일 많은 경기도에서 지지 않았는가"라며 "다음 총선에서 진짜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경기도에서 그런 일이 있었으니까 총선에서는 우리 당원들이 뭔가 학습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습니다.

지난 10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 = 매일경제


당내 친윤계가 차기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룰과 관련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바꾸려는 것에 대해선 "비정상적으로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윤핵관 세력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그렇게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 룰을 바꾼다? 축구 한참 하다가 골대 옮기고 이런 것"이라며 "정말 대통령이 말하는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이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습니다.

또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다른 당 지지자의 '역선택'인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에서 진짜 변화와 혁신을 하고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유승민이 당 대표가 되는 게 민주당이 제일 싫다, 어려워진다, 이러면 저에 대한 지지를 역선택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말 자체가 맞지 않는다"라며 "민주당에서 지금 국민의힘 당 대표를 어떤 사람이 나오면 제일 좋겠느냐. 가장 극우적인 사람, 가장 정말 속칭 가장 '꼴보수' 당 대표가 나오면 제일 좋은 것 아니겠느냐"고 반박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만약 '유승민은 이번 전당대회 안 된다'라는 게 진짜 '윤심'이라면 제가 대통령께 그것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며 "대통령께서 전대, 경선, 공천에 개입하는 그 자체가 불법 행위"라고 경고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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