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010-2022-XXXX' 번호로 걸려온 수십 통의 착오 전화…왜?
입력 2022-12-12 09:27  | 수정 2022-12-12 09:46
'010-2022-XXXX'로 연달아 착오 전화가 걸려왔다 / 사진 = 연합뉴스
'010 통합번호 제도'가 혼란 야기…문자는 링크누르면 곧바로 전화 연결 돼
이민아 교수 "노인들과 번호 이용자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서비스 개선 필요"

한 직장인이 하루에 수십 통씩 수상한 전화를 받아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알고보니 '010-2022-12△△'로 시작하는 그의 휴대전화 번호가 문제였습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직장인 이 모(25)씨는 "지난달 중순무렵부터 주로 노년층의 어르신들이 약국이나 병원으로 착각해 연달아 착오 전화를 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그저 보이스피싱 범죄라고만 생각했지만, 하루에도 몇십 통씩 노인들이 전화를 잘못 걸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겨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이같은 착오 전화는 온라인에서 '2022년 12월 △△일'과 같은 데이터로 인식되는 탓에 휴대전화 번호와 겹치는 날짜를 전후로 잘못 걸려온 전화가 발생했습니다.


이 씨의 휴대전화 번호는 '010-2022-12△△'로 뒷번호 네 자리와 일치하는 날에는 착오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오는 것입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010-2022-11△△' 번호를 쓰는 한 직장인 김 모(41)씨도 10월 말부터 한동안 착오 전화를 건 노인들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기도 했습니다.

고령층 스마트폰 이용 / 사진 = 연합뉴스

△안내 메시지 바로 터치해 자동 연결…전화 잘못 건 사실 인지 못해

이같은 사태의 원인은 노인들이 휴대전화로 온 안내 메시지의 날짜를 그냥 터치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것입니다.

실제로 '세종시 △△약국 아니냐'고 물은 할머니는 약봉지에 적힌 처발 날짜를 전화번호로 착각해 전화를 걸기도 했습니다.

또, '010 통합번호 제도'가 착오전화에 한몫했습니다. 010을 붙이지 않고 여덟자리만 입력해도 자동으로 전화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카카오톡과 문제 메시지는 각종 숫자에 링크를 걸어 곧바로 전화가 걸리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혼란이 더욱 야기됐습니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년층의 부족한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을 넓은 범주의 '디지털 소외'로 본다"며 "전화를 거는 노인들과 번호 이용자들이 비슷한 사례로 당황하지 않도록 서비스를 더욱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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