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5억에 팔린 '세계 최초' 청바지?…리바이스 "우리 것 아니야"
입력 2022-12-11 09:45  | 수정 2022-12-11 09:48
난파선에서 나온 작업복 바지 / 사진=연합뉴스
AP, 제조사 관계없이 1857년 침몰하기 전에 만들어진 것은 분명

지금까지 알려진 '세계 최초 청바지' 기록보다 더 오래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용 바지가 발견돼 고가에 팔렸습니다.

9일(현지 시각) AP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경매사 홀라버드 웨스턴 아메리칸 컬렉션이 최근 네바다주 리노에서 연 경매에서 1857년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서 침몰한 난파선의 짐가방에서 담겨 있던 작업용 바지 한 벌이 11만 4,000달러(약 1억 4,888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이 바지는 흰색에 단추 5개가 달린 형태입니다.

2,195m 바다 아래 가라앉아 있던 짐가방

경매사 측은 해당 바지가 리바이스가 1873년 세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제작한 '501' 청바지보다 최소 16년 앞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광부들이 쉽게 낡지 않는 질긴 청바지를 작업 복장으로 즐겨 입으면서 리바이스 제품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일각에서는 경매에 나온 바지가 리바이스 창업자인 리바이 스트라우스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역사적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물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리바이스사의 역사·기록 담당자인 트레이시 패넥은 AP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 바지의 기원에 대한 어떤 언급도 추정에 불과하다"며 "리바이스가 만든 것도 아니고, 광부의 작업 바지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일축했습니다. 근거로 청바지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데님 천이 아니라 다른 직물이 쓰인 점 등을 제시했습니다.


AP는 제조사와 관계없이 이 바지가 1857년 9월 12일 침몰하기 전에 만들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유물을 경매에 내놓은 소유자인 드와이트 맨리는 "이 광부들의 청바지는 달 표면에 처음 꽂은 깃발처럼 역사적 순간을 보여준다"며 "리바이스 것인지는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세계 어느 컬렉션에도 나온 적 없는 유일한 골드러시 청바지인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습니다.

허리케인으로 침몰한 센트럴아메리카호 / 사진=연합뉴스

당시 금광 개발이 성행했던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샌프란시스코에서 출항했던 센트럴아메리카호는 파나마 운하를 거쳐 뉴욕으로 향하던 중 허리케인을 만나 2,195m 바다 아래로 가라앉았으며, 탑승자 중 425명이 숨지고 153명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88년 인양·복구작업이 시작된 이후 수천만 달러 이상의 금이 발견돼 판매됐는데, 각종 유물이 경매에 부쳐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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