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녹색 경고등③] '침엽수 에이즈' 재선충병 1년 만에 두 배로 급증…이유는?
입력 2022-12-09 19:02  | 수정 2022-12-09 19:57
【 앵커멘트 】
소나무 같은 침엽수를 말라 죽게 하는 재선충병은 '침엽수 에이즈'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그동안은 지속적인 노력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었는데, 올해 갑자기 이 재선충병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가 유력한 범인으로 꼽힙니다.
녹색 경고등, 민경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수도권의 한 잣나무 숲입니다.

사시사철 푸르러야 하는 침엽수인데, 곳곳에 누렇게 변한 나무들이 눈에 띕니다.

나무 표본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들여다봤더니, 꿈틀거리는 기생충 수십 마리가 보입니다.


'침엽수 에이즈' 재선충병을 유발하는 재선충입니다.

이 지역은 2019년까지만 해도 재선충병 청정 지역이었으나, 재작년부터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민경영 / 기자
- "보시는 것처럼 재선충의 확산 속도가 올해도 심상치 않은데요. 이 잣나무 숲의 피해규모는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임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예상되는 재선충병 피해는 총 78만 그루로 지난해보다 2배 넘게 늘었습니다.

지난 2013년 이후 감소세였던 국내 재선충병 피해가 이상고온 현상 등으로 갑자기 늘어난 겁니다.

▶ 인터뷰 : 이창준 / 한국임업진흥원 재선충병관리실장
- "재선충은 자력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매개충이 재선충을 옮기는데, 매개충은 고온 다습할 때보단 고온 건조할 때 활동을 더 많이 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불안정한 기후에 따라 점점 잦아지는 산불도 한 몫 했습니다.

▶ 인터뷰(☎) : 남영우 / 국립산림과학원 입업연구사
- "재선충 매개충이 고사한 나무에 산란하거든요. 산불 피해를 입어서 나무가 고사하면 그런 것들을 매개충이 산란처라고 인식하고 모여들게 되는 거죠."

유난히 대형 산불이 많았던 올해, 전국의 산불 피해 면적은 약 25만ha로 지난해 대비 32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재선충병 피해가 줄면서 당국의 관련 인력이나 예산이 대폭 삭감됐던 것도 이번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민경영입니다.[business@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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