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빠삐용' 군견 달관이, 10년 군 생활 공적 세우고 전역
입력 2022-12-08 11:18  | 수정 2022-12-08 11:45
10년 군 생활을 마치고 은퇴하는 달관이/사진=연합뉴스
3년 전 실종 여중생 발견…목숨 구해
당시 구조된 조 양도 은퇴식 참석
12차례 수색 작전에 투입되는 등 파란만장했던 10년 군 생활을 마친 군견 '달관이'가 은퇴합니다.

육군은 오늘(8일) 32보병사단 산하 기동대대에서 군견 달관이 은퇴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달관이는 2012년생 수컷 셰퍼드로 2013년 육군군견훈련소에서 20주간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그해 11월 2사단 기동대대에 배치됐습니다.


하지만 초년병 시절, 군 생활에 달관하지 못한 '달관이'는 2014년 2월 28일 이송 중 고속도로에서 군용트럭 철망을 뚫고 달아나 '탈영'하기도 했습니다.

군은 물론 경찰과 한국도로교통공사까지 투입돼 대대적으로 수색을 한 끝에 달관이는 충북 증평 IC 인근 음식점 뒤 야산에서 생포됐습니다.

이후 마음을 다잡은 달관이는 군 생활 공적을 쌓아가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2작전사령부 군견경영대회 최우수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군견훈련소 보수교육에서도 매년 종합성적 1~2위를 차지했습니다.


또 2019년 그간 훈련받은 실력을 보이며 군 생활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2019년 7월 청주에서 가족과 등산에 나섰다가 실종된 조은누리(14) 양을 찾은 것입니다. 경찰, 소방, 군 등 연인원 5천 700여명이 수색에 투입됐고, 달관이도 조 양을 찾는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실종 열흘째이던 8월 2일, 박상진 원사와 함께 야산을 헤집던 달관이는 구조 대상자를 발견했을 때 취하는 '보고 동작'을 했고 그 위치에서 3m 가량 떨어진 바위 구석에서 조 양이 발견됐습니다.

이에 큰 공을 세운 것을 축하하며 경찰이 달관이에게 15만 원 상당의 간식을 제공하는 등 각계에서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그간 조 양 수색 작전 등 실제 작전에 12회 투입돼 활약한 달관이는 어느덧 올해 나이 10세로 '베테랑'이 됐습니다. 군은 사람으로 치면 약 70대 고령이 된 달관이가 체력적인 문제로 더는 임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은퇴를 결정했습니다.

32사단 윤상순 기동대대장 주관으로 열리는 행사는 은퇴 명령 낭독, 은퇴견 명찰 부착 및 약력 소개, 장병들이 직접 제작한 선물 전달 순으로 진행됩니다.

군견 은퇴식 행사는 보통 군견훈련소장 주관 통합행사로 열리지만, 이번 은퇴식은 달관이의 공로와 헌신을 기억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사단 장병들이 직접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육군은 전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달관이가 구조한 조 양과 그의 가족들이 은퇴를 축하하기 위해 부대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조 양 아버지 조한신(52) 씨는 "육군 장병들과 달관이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의 우리 가족도 없었을 것"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달관이가 여생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와 군을 위해 작전과 훈련에 매진한 달관이는 은퇴 후 사단에서 정든 전우들과 제2의 견생을 보내게 될 예정입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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