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준석, 국민의힘 'MZ 대표론'에 "MZ세대 용어부터 없애야"
입력 2022-12-07 15:25  | 수정 2022-12-07 15:45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의 '정치를디자인하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여당 'MZ 당대표론' 직격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차기 당 대표가 이른바 'MZ 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를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지도부 투톱이 모두 'MZ 대표론'을 꺼내들었는데, 이에 이준석 전 대표는 'MZ세대'라는 말부터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열린 대구 토론회에서 차기 당 대표 요건에 대해 "국회 지역구 의석의 절반이 수도권인 만큼 수도권에서 대처가 되는 대표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더해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대표여야 하고, 공천에서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공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당권 도전에 나선 김기현·윤상현·조경태 의원 등의 이름을 열거한 뒤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확신이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당원들의 고민"이라며 "다들 (당원들) 성에 차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주호영 원내대표. / 사진 = 연합뉴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5일 "차기 지도부가 상식과 공정, 정의의 가치를 바탕으로 시시비비를 가려내길 바란다"며 "MZ세대, 특히 젊은 세대들에 공감하는 그런 지도부가 되길 노력하고 있고, 미래세대의 새로운 물결에 공감하는 지도부가 탄생하길 바란다"고 주 원내대표의 말에 동조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 투톱으로 꼽히는 두 사람이 차기 당 대표의 조건으로 'MZ세대'에게 인기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자, 이들이 염두에 둔 인물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별도로 회동을 가진 뒤 나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해석에 더 힘이 실렸습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과민 반응이고 과장되게 이해하는 것이다. 특정인을 언급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국회 의석 절반 이상을 가진 수도권에서 선거 승리를 견인해 낼 수 있는 분,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고, 현재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MZ세대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고 미래를 설계하실 수 있는 분, 공천 관리를 민심에 맞게 합리적·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분, 이런 조건을 갖추거나 가까이 있는 분이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성에 차지 않는다'는 표현에 대해선 "제가 성에 차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MZ 대표론'을 둘러싸고 한차례 논란이 일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늘(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젊은 세대에 대한 접근은 MZ세대라는 정체 불명의 용어를 없애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책에 썼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자신이 집필하고 있는 책에 이같이 적었다고 밝히면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발언을 비꼰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월 무고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뒤 "저는 송치 혐의에 부인한다"는 SNS 글을 올린 뒤 공개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그동안의 활동과 생각을 담은 책을 집필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의 정치 활동 재개가 책 출간 시점에 맞춰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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