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사해 새집 꾸미다 쓰러진 50대 남성…7명에 새 삶 주고 떠나
입력 2022-12-01 16:01  | 수정 2022-12-01 16:03
장기 기증으로 7명에게 희망 주고 떠난 강승노 씨 / 사진=연합뉴스
갑작스레 의식 잃고 뇌사 추정상태
심장·폐장·안구 등 기증

이사한 집을 꾸미던 중 갑자기 쓰러진 51세 강승노 씨가 7명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오늘(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달 2일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해 집을 꾸미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 추정상태가 됐습니다.

가족들은 그와의 갑작스런 이별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이내 장기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남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었다는 강 씨에 대해 그의 형은 "아직 실감이 안 나지만 하늘나라로 이사한 걸로 생각하고 싶다. 이사한 곳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가족들 역시 "좋은 일을 하고 가는 것이라 생각해 장기 기증 결정이 오히려 쉬웠다"고 기증 결심 계기를 밝혔습니다. 그렇게 강 씨는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안구(좌우)를 기증해 7명의 생명을 살린 영웅이 되어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기증자의 숭고한 생명 나눔에 감사드린다"며 "마지막 가는 길이 누군가를 살리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모두가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문 원장은 장기 기증에 대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환자들이 새로운 삶을 얻는 것을 지켜본 그는 장기 기증 희망 등록률이 현재보다는 높아졌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원장의 말처럼 2020년 기준 한국의 장기기증율은 인구 100만명당 9.2%로 미국(38%), 스페인(37%)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4만여 명, 하루 평균 7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가 숨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도 뇌사자의 장기이식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 30%까지 기증률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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