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유홍준 "청와대 관저, 김정숙 여사가 누구보다 옮기고 싶어해"
입력 2022-11-29 16:16  | 수정 2022-11-29 16:41
지난 5월 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본관을 걸어 나오며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사진 = 매일경제
문재인 정부 자문위원이었던 유홍준
"관저, 숙소 건물은 아주 음습한 데에 지어져"

문재인 정부 시절 ‘광화문 대통령 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이자 인문서적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잘 알려진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과거 문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 관저 이전을 제안했다고 오늘(29일) 밝혔습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교수님이 청와대 터가 안 좋다, 풍수 얘기를 하신 게 지금도 회자가 되고 있는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 위치가 천하제일복지"라면서도 "관저, 숙소 건물을 새로 지으면서 아주 음습한 데에 지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관저는 청와대 내에서 대통령 부부가 생활하고 잠을 자는 공간입니다.

유 전 청장은 옛 청와대 관저에 대해 "누구보다 김정숙 여사가 옮기고 싶어 했다"며 "내가 문 전 대통령한테 '관저 만이라도 옮기십시오'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8년 4월 27일 당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으로 가기 위해 청와대 관저에서 나오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취임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검토 기간을 20개월 정도 거친 뒤 집무실 외 주요기능 대체 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유 전 청장은 "정작 광화문으로 옮기려다 보니까 벙커 문제 뿐만이 아니라 부수되는 게 엄청나게 많아 여기저기 따지다가 경복궁 안에 있던 민속박물관이 세종시로 이사를 가게 돼 비어 있게 돼 맞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당시 야당이 '광화문으로 가 시민 만난다 더니 궁궐로 들어간다'고 비판했고 문 전 대통령이 이 문제를 가지고 정치화 하고 싶지 않아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 사진 = CBS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채널 캡처


유 전 청장은 당시 문 전 대통령 임기 내에 관저만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유 전 청장은 "경호실이 삼청동에 갖고 있는 안가 3개를 합치고, 국무총리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을 (터서) 공사하면 엄청난 (공간이 확보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관저 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선 "문 대통령이 나한테 얘기는 안 했는데 속마음을 읽어보면 ‘대통령 관저실이 결국은 세종시로 가는 거 아니냐. 그랬을 때 여기다 돈 다 발라 놓고 그리고 그때 가서 세종시에 간다고 했을 적에는 이건 또 (국민에게) 어떻게 얘기를 하고(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동한 것에 대한 의견도 내놨습니다.

유 전 청장은 "임자가 거기로 가겠다는데 저희가 어떻게 하겠나"라며 "(윤 정부) 인수위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나한테 물어본 적 없다. 전화 한 통 안 왔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가 개방된 것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돌려주는 거야 좋은 것"이라며 "그런데 돌려줄 적에는, 이것은 지금 현재 임시 개방이라고 하는 개념을 확실히 갖고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이 공간을 쓰겠다', 지금처럼 이렇게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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