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커스M] "시청 왕복만 4시간"…화성 인구 100만 코앞인데 구청 하나 없어
입력 2022-11-18 18:50  | 수정 2022-11-18 19:35
【 앵커멘트 】
인구 50만 명이 넘는 큰 도시엔 시청 외 구청 같은 행정구를 둘 수가 있죠, 딱 50만 명 정도인 경북 포항시는 구청이 두 군데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보다 면적이 넓은 경기 화성시는 인구가 100만 명에 가까운데도 구청이 한 곳도 없어 민원 업무를 보러 시청을 다녀오면 4시간이 걸린다는 시민들도 있습니다.
수도권에 이런 지자체가 한두 곳이 아닌데, 왜 그런지 포커스M에서 살펴봤습니다.


【 기자 】
경기 남부 지역에 있는 인구 95만 명의 화성시입니다.

면적이 서울의 1.4배인 850여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데, 대중교통으로 시청과 신도시 외곽을 왕복하려면 무려 4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신도시 등 택지개발이 활발해 내년이면 인구가 특례시 지정 기준인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화성시엔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구청입니다."

시민들은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처리할 수 없는 중요한 민원을 해결하려면 시청을 찾아가야만 합니다.

▶ 인터뷰 : 유길종 / 경기 화성시
- "보통 하루에 오전이면 웬만한 업무를 다 볼 텐데 오후 늦게까지 행정 업무를 봐야 하는…."

지방자치법상 지자체 인구가 50만 명을 넘으면 행정구를 둘 수 있지만, 행정안전부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화성시의 구청 신설을 승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무원 인력 증원 문제와 함께 행정복지센터의 효율성을 강화한다며 책임읍면동제를 시행한 이후 행정구를 검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인구 50만 명이 넘는 남양주시와 평택시, 시흥시 역시 구청이 없습니다.

인구가 50만 언저리지만 예전에 승인을 받아 구청이 2개인 경북 포항시와는 대조적입니다.

시민 수가 급격히 늘면서 개발허가나 영업신고, 생활민원이 폭증하지만, 구청이 없는 곳에선 대부분 업무 부담이 시청으로 쏠립니다.

행정구가 생기면 구 단위로 경찰서와 소방서, 우체국을 둘 수 있고 지역축제와 특화공원도 만들 수 있지만 이마저도 어렵습니다.

▶ 인터뷰 : 박형일 / 경기 화성시 자치행정과장
- "시민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할 수 있는 중간행정체계인 구청이 없어서 시의 행정수요가 급증하고…."

서울의 주택난 등으로 인구가 경기도로 이동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행정 기관이 멀어 불편을 겪는 시민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행정의 효율성도 필요하지만 주민 불편 해소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이유입니다.

포커스M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윤두메 VJ
영상편집 : 양성훈
그래픽 : 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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