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주 여중생 투신 유족 "계부, 의붓딸 죽음 방조 재수사해달라" 촉구
입력 2022-11-18 18:06  | 수정 2022-11-18 18:08
사건 현장에 마련된 추모 공간 / 사진 = 연합뉴스
"평소 가해자가 의붓딸 휴대전화 기록 감시…극단적 선택 묵인 한 것"
김석민 회장 "음란물 사이트 방문 횟수 의도적으로 늘리는 목적 분명"

의붓아버지의 아동 학대와 성폭행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청주 여중생들 투신 사건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부실수사 논란을 제기하며 민사사송을 걸었습니다.

유족 측은 18일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도록 방조한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피해자 A양 유족은 이날 가해자가 의붓딸(B양)과 딸(A양)을 성폭행하고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의붓딸을 학교에 보내지도 않고, 정신과 진료도 중단시키는 등 극단적 선택을 방조했다”며 평소 가해자가 의붓딸의 휴대전화 기록을 감시했던 정황을 고려할 때 극단적 선택을 알고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습니다.

A양 유족에 따르면, B양은 지난해 4월 23일 자해했고, 일주일 뒤인 4월 30일 A양을 만나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습니다. 이후 A양과 B양은 5월 8일부터 재차 극단적 선택을 준비하자는 메시지를 주고받았습니다. 이들은 이날부터 극단적 선택이 있기 하루 전인 5월 11일까지 만났다고 전했습니다.


"계부, 의붓딸 휴대전화 기록 임의 조작"

또, 유족 측은 계부가 B양의 휴대전화 기록을 임의적으로 조작한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휴대전화 포렌식 기록에 따르면, B양은 3월 28일부터 4월 22일 사이 휴대전화로 음란물 사이트를 200여 회 방문했습니다.

지난해 △3월 28일(30여 건) △4월 3일(50여 건) △4월 4일(60여 건) △4월 13일(40여 건) △4월 22일(17건)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전까지는 B 양의 휴대전화에서 음란물 사이트를 접속한 기록이 없습니다.

유족 측은 공판 기록과 가해자 진술, 정신과 의사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계부는 B양 휴대전화 메시지와 통화기록을 감시했다”며 누구를 만나는지, 성폭행 피해자인 딸(A양)과 만나 어떤 얘기를 하는지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한 날짜와 방법 등을 C씨가 미리 알고 있었지만 막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찰이 C씨의 5월 12일 행적을 낱낱이 파악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A양 유족 아동학대 살인·방조 혐의 수사" 진상 규명 촉구

현재 해당 사건의 가해자인 계부는 지난 9월 대법원에서 의붓딸과 그 친구를 강간한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입니다.

유족은 가해자는 성폭행죄로 징역 25년이 확정됐지만, 수사과정에서 저지른 아동학대와 극단적 선택 방조 혐의를 원점서 수사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A양 유족을 돕고 있는 김석민 충북지방법무사회 회장은 B양이 성폭행 피해 조사 기관 출석 하루 전이나 가해자가 일을 가지 않는 휴일에 음란물 사이트를 방문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4월 4일은 오후 8시52분부터 8시58분까지 6분 동안 54건을 방문했다”며 무언가 보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음란물 사이트 방문 횟수를 늘리려는 목적이 분명하다. ‘B양이 평소 음란한 꿈을 꾸었다는 증거를 남겨두려 한 소행인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국정감사서 ‘미흡한 수사와 2차 가해 등을 지적 받은 충북경찰청은 지난달 25일 청주 여중생 사건과 관련해 당시 경찰 수사에 미흡한 점이 없었는지 TF팀을 구성해 재점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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