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인이' 추모 공간 만들겠다…후원금 받고 잠적한 유튜버, 검찰 송치
입력 2022-11-17 11:58  | 수정 2022-11-17 13:19
지난 4월 서초구 대법원 앞에 놓인 정인이 추모 촛불/사진=연합뉴스
개인 계좌로 후원금 받아 사적 유용
방송서 당당히 "후원금 간장게장 먹는 데 썼다"

양부모의 학대와 방치로 숨진 '정인이'를 위한 추모 공간을 만들겠다며 후원금을 받은 뒤 잠적한 유튜버가 횡령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오늘(17일) 유튜버인 40대 남성 A씨를 횡령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해 7~9월,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정인이 추모 공간을 만들겠다며 개인 계좌로 후원금 2천 600만원을 받았습니다.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선한 영향력' '움직이는 양심'을 강조하며 자신을 '정인이 아빠'라고 지칭해 구독자를 끌어모으고, 후원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A씨는 후원금이 모인 후 방송에서 "후원금은 간장게장 먹는 데 썼다"며 "구독자들이 그러라고 후원금을 준 것"이라고 말하는 등 후원금 유용을 암시했습니다.

이에 상황을 알게 된 또 다른 유튜버 B씨가 "정인이를 위한다며 받은 후원금으로 개인 사무실을 증축하고, 간장게장을 사 먹고, 유류비로 쓰면 이게 어떻게 정인이 후원금이냐. A씨 후원금인 것”이라고 지적하며 A씨에 대한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A씨 자택에 출석 요구서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A씨가 잠적해 자택에 보낸 출석 요구서가 반송되고, 연락이 닿지 않는 등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경찰은 지명 통보를 내리고 소재지를 추적해왔습니다.

경찰이 내린 지명 통보는 통보자의 소재가 파악되면 수사기관에 출석하도록 요구하는 것입니다. 만일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경찰은 지난달 말 A씨의 소재를 파악해 수사기관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A씨는 지난 3일 자진 출석해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후원금 일부는 실제 추모 공간 조성을 위한 인테리어 공사 비용 등으로 사용했으나 나머지는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이 파악됐다"며 "혐의가 입증됐다고 판단해 검찰에 넘겼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A씨가 계약한 갤러리는 농업용 건물을 불법 개조한 것으로 확인돼 결국 철거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농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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