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박쥐 4마리 씹고 뜯고 맛본 유튜버...최대 5년 징역형
입력 2022-11-12 11:25  | 수정 2022-11-12 20:30
누리꾼 앞에서 박쥐를 먹고 있는 폰차녹 시수나쿨라. / 사진=유튜브 텔레그래프
태국 라오스 시장서 구매한 박쥐, 아시아 보호종으로 알려져
마니온 "평범한 조리법으로 병원균 파괴 불가능"...병균 확산 우려 경고

태국의 한 여성 유튜버가 박쥐를 통째로 넣은 스튜를 먹는 영상을 공개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 여성은 논란 이후 영상을 즉시 내렸지만 5년 이하 징역 또는 50만 밧화(약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메트로는 10일(현지 시간) 폰차녹 스리수나클루아라는 이름의 유튜버가 박쥐를 통째로 넣고 끓인 스튜를 먹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7월 폰차녹의 유튜브 채널 ‘매콤하고 맛있는 것을 먹어라에는 약 1분 40초 동안 박쥐 수프를 먹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폰차녹은 방울토마토가 들어 있는 갈색 스튜에서 박쥐 한 마리를 통째로 집어 들어 날개를 펼쳐 보여주더니 살을 찢어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박쥐를 분해해 매운 소스에 찍어 먹고는 "맛있다"며 박쥐의 식감을 생고기에 비유했습니다. 이어 "박쥐 이빨이 먹기에 조금 성가시다"고 덧붙였습니다.


폰차녹은 4마리의 박쥐를 먹었습니다. 그가 먹은 박쥐는 태국 북부 라오스 국경 근처 시장에서 구매한 것으로, 보호종인 아시아 노란 박쥐였습니다.

박쥐를 먹는 영상을 본 누리꾼은 "죽을 거면 혼자 죽어라. 그럼 아무도 당신을 비난하지 않을 거다. 그러나 당신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퍼지기 시작하면 저주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누리꾼의 신고로 폰차녹은 보호 야생동물 사체 소지와 컴퓨터 범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태국 야생동물 관리 위원회의 책임자이자 수의사인 파타라폰 마니온은 "박쥐의 피부와 몸속에는 인수공통 병원균이 수백 종 이상 있다. 가정에서의 평범한 조리로 이 모든 병원균을 안전하고 완전하게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했습니다.

마니온은 "박쥐고기는 날개와 껍질이 완전히 제거된 상태이거나 고기 부분만 유통되는 부류이며, 절대로 박쥐를 통째로 먹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을 본 한 의과대학 교수는 "박쥐는 익혀도 역병을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병균을 갖고 있다"며 "박쥐 털뿐만 아니라 혈액과 내장으로 병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건드리면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폰차녹은 "모두에게 매우 죄송하다. 저에게 실망한 모든 팔로워에게 사과드린다"며 "생각이 부족했다. 다시는 그런 영상을 만들지 않겠다.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하며 문제의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국립공원, 야생동물 및 식물 보호부의 야생동물 건강 관리부서 책임자는 "이 사건은 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행동"이라며 "특히 박쥐는 많은 병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 영상을 보고 충격받았다. 뜨거운 물에 삶는다고 세균이 죽는다는 증거는 없다. 박쥐의 침과 피, 그리고 피부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박쥐의 질병에 대한 우려 외에도 폰차녹은 보호 동물인 박쥐를 먹었으므로 야생동물 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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