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도 대법원, 성폭행 피해 여성에 '손가락 검사' 법적 금지
입력 2022-11-07 16:41  | 수정 2022-11-07 16:58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대법원 청사 / 사진=연합뉴스
"성경험 유무와 성폭행 피해 여부 간 관계 없어, 비과학적이고 성차별적"

인도 대법원이 성폭행 피해자의 처녀성을 확인하는 손가락 검사를 불법화했습니다.

인도 대법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04년 11월 발생한 자르칸드주 미성년자 성폭행 살해 사건에 대한 상고심에서 성폭행 피해자의 처녀성을 확인하기 위한 '두 손가락 검사'는 성폭행 혐의를 입증하거나 반증하지 않는 비과학적 행위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여성의 성경험 유무와 빈도는 성폭행 피해 여부를 판단할 때 전혀 중요하지 않다. 손가락 검사 역시 성폭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목적과 무관하다"며 "단순히 왕성한 성생활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깎아내리는 것은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도 보건부는 성폭행 피해 여성에 대한 적절한 조사 절차 및 손가락 검사 금지 사실을 전국 모든 의료 서비스 제공자에게 알리는 교육을 실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인도 대법원에서 2013년부터 성폭행 피해 여성에 대한 손가락 검사를 중단하라고 했지만 인도에서는 손가락 검사가 관행처럼 계속돼 왔습니다.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인도 10대 소녀도 2016년 이 수치스러운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검사를 한 의료진은 소녀가 습관적으로 성관계를 하고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손가락 검사를 법으로 금지하고 손가락 검사를 시행하는 의료진을 법적으로 처벌하기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번 판결로 마침내 인도에서 손가락 검사가 사라질 거라는 희망이 생겼다"며 환영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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