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봉화 광산 매몰부터 구조까지 '221시간'…기적의 생환 일지
입력 2022-11-05 19:30  | 수정 2022-11-05 19:46
【 앵커멘트 】
이번 경북 봉화 광산 소식은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말 그대로 기적의 생환이었습니다.
추성남 기자와 뉴스추적 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추 기자! 사고 발생부터 다시 한 번 짚어 보죠.

【 답변 】
최초 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발생했습니다.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에서 900톤가량의 토사가 쏟아져 내려 작업자 2명이 고립됐습니다.

신고는 사고 발생 14시간이 지난 10월 27일 오전 8시 34분에서야 이뤄졌고요.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10월 29일 구조 당국이 생사를 확인하고, 식수를 지원하려고 천공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소방관은 10월 30일에 16명 4개조가 처음 투입됐고요.

11월 2일과 3일에는 음향 탐지기와 생존 신호 확인용 내시경 장비를 투입했지만, 생사 확인은 계속 실패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젯밤 11시 3분쯤 고립자 2명이 구조 작업자와 소방대원을 만나면서 구조가 완료됐습니다.

【 질문 2 】
결국,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끝까지 버텨줬기 때문에 구조가 가능했던 거군요.

【 답변 】
앞서 리포트에서 전해 드렸듯이 구조 작업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립됐던 두 분의 살려는 의지가 기적을 만들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젯밤 SNS를 통해 "생사의 갈림길에서 무사히 돌아오신 두 분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며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업체 측이 최초 신고를 사고 발생 14시간 30분이 지나서야 했다는 점입니다.

사고 당시 광부 7명이 있었는데, 2명은 2시간 만에 자력으로 탈출했고, 3명은 5시간 만에 구조됐습니다.

업체 측은 "자체적으로 나머지 2명에 대한 구조작업을 진행하다 119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해 논란이 됐었습니다.


【 질문 3 】
구조 작업도 문제가 있었다고 하던데요?

【 답변 】
작업은 광부 2명이 파묻힌 제1수직갱도와 인근에 있는 제2수직갱도에서 동시 다발로 진행됐습니다.

식수와 의료품 공급을 위해 제1수직갱도에 구멍을 뚫는 작업, 그리고 인근 제2수직갱도의 땅을 파고 접근해 광부를 구조하는 작업인데요.

20여 년 전 만들어진 도면을 보고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엉뚱한 곳에 구멍을 뚫고 있었던 겁니다.

결국, 실측 도면을 이용해 작업을 재개했고, 3일 새벽 처음으로 대피 추정 장소까지 구멍을 뚫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틀이면 가능한 작업에 닷새의 시간을 소비한 꼴이 됐습니다.

경찰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들어갔는데요.

사고 당시 적절한 조치가 있었는지, 관리·감독 책임은 다했는지에 초점에 맞춰질 전망입니다.

【 질문 4 】
광산 사고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예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하던데요.

【 답변 】
자료를 조금 찾아봤는데요.

역대 최장 시간 매몰됐다가 생환한 사례는 1967년 8월에 있었습니다.

충남 청양군 구봉광산에서 30대 광부가 지하 125m 갱도에 갇혔다가 368시간 만에 구조됐습니다.

1982년 8월과 1981년 1월에는 강원과 경북에서 매몰 사고로 각각 349시간, 115시간을 버티다 극적으로 생환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외국 탄광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대표적으로 2010년 8월 칠레에서 산호세 구리 광산이 붕괴해 33명이 묻혔다가 무려 69일 만에 구조됐습니다.

이들은 지하 700m 어둠 속에서 비상식량을 나눠 먹으며 버텼는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담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고립 사고는 아니지만,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때 당시 19살이었던 여성이 물 한 방울도 먹지 못한 극한의 상황에서도 377시간을 버텨 우리나라에서 최장 시간 매몰됐다 생환한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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