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을 진단하는 칼럼을 매주 연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번에는 다소 막막했습니다.
시장이 생동감 있게 움직여야 쓸 아이템이 많은데, 거래 침체가 극심한 상황에선 주제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꽁꽁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와 달리 집값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식지 않은 것 않습니다. 여전히 어떻게 될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더군요. 역시 집값 전망을 가장 먼저 다룰 수 밖에 없는 이유인 듯 합니다.
세상은 돌고 돌고, 부동산 시장도 돌고 돕니다. 2010년 부동산 취재를 처음 시작하던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크게 위축됐던 시장 분위기를 1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체감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 614건 밖에 안 되고, 올해 통틀어도 1만 건이 겨우 넘습니다. 수개월째 한 건도 거래신고가 없는 대단지 아파트가 주변에 즐비하고, 중개업소는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사실상 문만 열어놓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연간 변동률은 17.97%입니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21년에만 20% 가까이 뛰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올해는 왜 정반대로 시장이 흘러가는 걸까요?
부동산에 아주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다 알 만큼 지금은 답이 명확합니다. 바로 금리 때문입니다. 얼마 전만해도 연 2~3%에 불과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단 기준 7%까지 넘어선 상황에서, 용감하게 수억을 대출받아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부동산 시장도 ‘시장인 만큼 결과적으로는 수급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데, 지금은 금리라는 초강력 수요 변수가 입주물량 등 공급 변수를 무력화시키며 가격과 거래량을 모두 낮추는 형국입니다. 원리금분할상환을 포함해 100만 원이었던 대출이자가 6개월 만에 200만 원으로 뛰었다는 소식이 연일 나오는 한 정부가 아무리 규제를 풀어도 집값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금리는 앞으로도 계속 급등할까요?
일단 물가. 가공식품‧공공요금가격 등이 여전히 추가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지만, 이번 고물가 사태의 단초가 됐던 국제에너지 가격 급등세는 수그러드는 모양새입니다. 좋지 않은 실물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해야 할 유인이 약해지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매수세 위축이 길어지면서 버티던 사람들이 가격을 속속 내려 2년 전, 3년 전 집값으로 돌아가는 단지가 늘고 있습니다. 집값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아직 식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은 낮아지고 금리가 안정되면, 움츠린 수요가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다시 조성될 수 있습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지연돼 향후 2~3년간 서울 지역의 연간 입주물량이 멸실을 감안한 적정 공급수준(연4.7만 가구)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점도 변수로 지적됩니다. 입주물량 부족은 통상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주택가격의 하단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가 거래 침체가 극심한 현 상황에서도 전면적인 규제 해제를 망설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파르게 뛰는 금리 앞에 장사는 없습니다. 하지만, 금리 역시 영원한 장사는 아닙니다. '부동산 핵심클릭'이었습니다.
[김경기 기자 goldgame@mbn.co.kr]
시장이 생동감 있게 움직여야 쓸 아이템이 많은데, 거래 침체가 극심한 상황에선 주제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꽁꽁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와 달리 집값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식지 않은 것 않습니다. 여전히 어떻게 될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더군요. 역시 집값 전망을 가장 먼저 다룰 수 밖에 없는 이유인 듯 합니다.
세상은 돌고 돌고, 부동산 시장도 돌고 돕니다. 2010년 부동산 취재를 처음 시작하던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크게 위축됐던 시장 분위기를 1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체감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 614건 밖에 안 되고, 올해 통틀어도 1만 건이 겨우 넘습니다. 수개월째 한 건도 거래신고가 없는 대단지 아파트가 주변에 즐비하고, 중개업소는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사실상 문만 열어놓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연간 변동률은 17.97%입니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21년에만 20% 가까이 뛰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올해는 왜 정반대로 시장이 흘러가는 걸까요?
부동산에 아주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다 알 만큼 지금은 답이 명확합니다. 바로 금리 때문입니다. 얼마 전만해도 연 2~3%에 불과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단 기준 7%까지 넘어선 상황에서, 용감하게 수억을 대출받아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부동산 시장도 ‘시장인 만큼 결과적으로는 수급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데, 지금은 금리라는 초강력 수요 변수가 입주물량 등 공급 변수를 무력화시키며 가격과 거래량을 모두 낮추는 형국입니다. 원리금분할상환을 포함해 100만 원이었던 대출이자가 6개월 만에 200만 원으로 뛰었다는 소식이 연일 나오는 한 정부가 아무리 규제를 풀어도 집값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금리는 앞으로도 계속 급등할까요?
일단 물가. 가공식품‧공공요금가격 등이 여전히 추가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지만, 이번 고물가 사태의 단초가 됐던 국제에너지 가격 급등세는 수그러드는 모양새입니다. 좋지 않은 실물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해야 할 유인이 약해지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매수세 위축이 길어지면서 버티던 사람들이 가격을 속속 내려 2년 전, 3년 전 집값으로 돌아가는 단지가 늘고 있습니다. 집값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아직 식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은 낮아지고 금리가 안정되면, 움츠린 수요가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다시 조성될 수 있습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지연돼 향후 2~3년간 서울 지역의 연간 입주물량이 멸실을 감안한 적정 공급수준(연4.7만 가구)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점도 변수로 지적됩니다. 입주물량 부족은 통상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주택가격의 하단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가 거래 침체가 극심한 현 상황에서도 전면적인 규제 해제를 망설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파르게 뛰는 금리 앞에 장사는 없습니다. 하지만, 금리 역시 영원한 장사는 아닙니다. '부동산 핵심클릭'이었습니다.
[김경기 기자 goldgam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