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핼러윈과 막걸리 공통점 있었다…"10월의 마지막주에 즐기는 것" [스물스물]
입력 2022-10-29 07:04 
서울 북촌에 위치한 전통주갤러리와 막걸리 캐릭터 모습. [자료 = 전통주갤러리]

10월 31일 핼러윈을 앞두고 젊은이들이 가득한 서울 이태원과 홍대, 강남은 이미 불야성이다.
평범함을 거부한, 각양각색의 의상을 입고 나타난 수많은 괴물과 귀신,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은 밤새 술과 음악, 춤을 즐기며 짝을 찾아 거리에 쏟아진다.
미국의 대표적인 어린이 축제에서 이제는 모든 세대의 축제로 확대된 핼러윈이 10월 31일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지만, 10월 마지막 목요일이 '막걸리의 날'이라는 건 귀신도 모를 것이다.
2000년대 후반 막걸리 붐이 일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우리 농업의 활성화와 막걸리의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2011년 '막걸리의 날'을 10월 마지막주 목요일로 제정했다.

'막걸리'라는 명칭은 술을 빚은 후 위에 뜬 맑은 술만 떠내지 않고 '막 거른 술'이라는 의미에서 유래됐다. 보통 쌀이나 밀에 누룩을 넣어 발효시켜 만든 술을 일컫는다. 다른 지역에서는 탁주(濁酒), 농주(農酒)·재주(滓酒)·회주(灰酒)·백주(白酒)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막걸리의 날을 10월로 정한 것은 매년 첫 수확한 햅쌀로 빚은 막걸리가 이 쯤 나오기 때문이다. 쌀은 잘 알려진대로 1년 중 10월에 주로 수확이 이뤄진다. 그리고 막걸리를 빚기 위해서는 환경이 중요한데 비가 적게 내려 습도가 낮은 가을부터 겨울까지가 적기이다. 또한 빨리 발효시켜 신선한 상태로 마시는 것이 막걸리의 특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가을에 마시는게 제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막걸리 업계 사람들조차 굳이 '막걸리의 날'을 기억하지 않는 날이 돼 버렸다. 핼러윈을 즐기는 젊은 세대가 한잔만 마셔도 성공했을 것 같은 자조적인 느낌만 들 뿐이다.
그래도 아직 '막걸리의 날'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남아있다. 바로 서울 종로 북촌에 있는 전통주갤러리다.
전국 막걸리 모습. [자료 = 전통주갤러리]
전통주갤러리는 30일까지 '막걸리 보고, 듣고, 느껴보자!'는 주제로 90년 전 일제강점기 시대 양조장 자료부터 산업화를 거치며 발전해온 다양한 우리 막걸리 800여종을 전시한다. 막걸리가 빚어지는 과정을 설명해주기도 하고 여러 종류의 막걸리도 시음할 수 있어 막걸리 애호가라면 주말에 경복궁이나 창덕궁을 들린 후 한번 쯤 가볼만하다.
남선희 전통주갤러리 관장은 "이번 행사는 2021년 막걸리빚기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후 처음 열리는 행사로 더욱 의미가 깊다"며 "막걸리의날을 재조명하면서 이번 기회에 우리 막걸리의 다양한 얼굴을 만나고 우리 전통주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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