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문화가 산책] 신간을 만나다…<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 외
입력 2022-10-27 14:30  | 수정 2022-10-27 16:42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1 [사진=창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1~12


초대형 베스트셀러이자 한국 인문서를 대표하는 시리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서울편 마지막 시리즈인 11권과 12권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한국편 10권, 일본편 5권, 실크로드편 3권을 출간한 저자 유홍준이 5년 만에 서울편 3~4권으로 돌아왔습니다.

저자는 개화기와 근대를 거쳐 오늘의 서울이 형성된 내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명소를 꼼꼼하게 둘러보고, 여러 골목의 이야기를 되살리는 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3권(시리즈 11권: 사대문 안 네)에는 북촌이 현재 대저택과 전통 가옥이 즐비한 한옥마을로 각광받지만, 갑신정변이 이곳에서 모의됐고 3·1운동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민족운동을 이끈 이들이 거처를 정한 곳이며, 1930년대부터는 인구 폭증으로 개량 한옥이 빽빽하게 들어서는 과정을 겪었다는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겼습니다.


또, 헌법재판소 재동 백송이 수령이 600년으로 우리나라 백송 중 가장 나이가 많은데 그 주변은 '공무원표'로 귀착되어 조경비용이 낮게 책정되었다고 설명하는 등 저자가 직접 조사한 내용까지 중간중간 깊이 있게 담았습니다.

4권(시리즈 12권: 강북과 강남)에서는 한양도성 밖 서울을 탐사하며, 조선시대 '성북둔'에서 시작된 성북동 마을의 유래를 훑어보며 가치를 되새기고, 한강 이남 문화유산으로는 강남구의 선정릉, 봉은사, 강서구의 가양동 등을 함께 답사합니다.

유 작가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집필 계획과 관련해 "현재는 15권을 끝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연천 전곡리 선사시대 유적지 등을 돌고 마지막 이야기를 독도에 가서 끝내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을 바꾼 16년의 기록

앙겔라 메르켈: 독일을 바꾼 16년의 기록 [사진=사람의집]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퇴임한 지 1년이 지나, 메르켈의 어린 시절부터 네 번의 재임 기간까지 아우르는 책이 나왔습니다.

메르켈은 독일 정계에서 가장 막강한 자리를 자발적으로 내려놓은 유일한 정치인이자, 최초의 여성 총리,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 최연소 독일 총리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으며, 독일을 16년 동안 이끈 가장 영향력이 있는 여성 정치인입니다.

저자이자 언론인 출신인 우르줄라 바이덴펠트는 메르켈이 '민주주의 새 출발(DA)'이라는 작은 신생 정당의 무명 정치인으로 정치판에 등장해, 1년 뒤인 1990년 서독의 거대 여당 기민당 소속으로 연방 하원 의원에 당선되고, 1991년 여성부 장관으로 발탁, 이어 환경부 장관과 기민당 사무총장과 당 대표를 거쳐 정계 입문 15년 만에 국가 수반이 된, 독일에서 전례가 없던 그 과정을 조명합니다.

메르켈의 초상은 중립적이면서도 객관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저자는 금융위기 극복, 그리스발 유로존 문제의 해결, 난민 포용 정책, 코로나19 위기 대응과 관련해 메르켈의 인내력과 냉정한 판단력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지만, 마지막 순간에야 행동한다는 평가도 가능하다고 말하며 메르켈이 내린 결정의 양면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민주주의조차 그 어떤 것도 당연시하지 말 것을 권고하며 유연함을 보여준 메르켈은 퇴임 직전에도 지지율이 무려 70퍼센트가 넘었으며, 그를 다시 조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권력이 탐한 공간: 청와대 광화문 용산

권력이 탐한 공간: 청와대 광화문 용산 [사진=한경사]

진희선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퇴임 후 세 번째 저서 '권력이 탐한 공간'을 발간했습니다.

진 전 부시장은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후 기술고시(건축직)에 합격해 서울시에서 32년 근무하고 퇴임한 후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광화문 광장이 2010년대부터 제 역할을 다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쉴 공간이 없다', '녹지도 부족하다'는 일부 시민의 목소리가 들렸으며 '광장이 아니라 거대한 중앙분리대 같다', '역사성도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상당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광화문포럼의 발족부터 주축이 됐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광화문광장 사업 추진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또 오세훈 시장은 기존 계획안을 바탕으로 광장사업을 계속 추진키로 하며 기존의 계획안을 어떻게 보완했는지 상세히 설명합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정치적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새로운 광화문 광장이 조성되고 인근에 송현동 부지도 시민에게 개방되기 때문에 서울의 도시공간 구조에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광화문 일대를 포함해 용산까지 권력이 왜 특정 공간을 탐하고 그 공간은 시대의 변천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고 어떤 행정과정을 거쳐 실행이 이뤄지는지, 저자는 이념적인 진영 논리나 정파적 관점은 배제한 채 그 변화의 근원적인 힘을 분석합니다.

비욘드 코로나, 뉴비즈니스 생존 전략

비욘드 코로나, 뉴비즈니스 생존 전략 [사진=동아엠앤비]

'애프터 코로나' 시대, 오랜 세월 글로벌 마케팅 분석가로 활동한 두 저자가 일본이 아닌 세계 각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았습니다.

저자인 고이와이 요시오는 자신이 대표를 맡은 해외 리서치 전문회사 TNC가 지난 2020년 10개월 동안 15개국에서 약 200개 이상 사례를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덴마크와 중국, 태국의 비즈니스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또 다른 저자인 하라다 요헤이는 '청년층 연구'를 필생의 업으로 삼아온 신슈대학 특임교수로서, 각국 젊은이들의 수요를 찾아냅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주문과 바뀌지 않도록 QR코드를 인식시켜야만 박스가 열리고 본인이 주문한 요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중국의 한 요리 전용 택배 박스, 영국 대형 백화점이 갖춘 넓은 탈의실 공간과 개인 스타일링 코디네이터, 집에서 양봉할 수 있도록 이탈리아에서 만든 신제품 '비박스(B-Box)' 등의 사례를 모았고,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비즈니스의 형태라고 소개했습니다.

[ 김문영 기자 kim.moonyoung@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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