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폴란드 경찰 2인자, 한국 경찰청 방문한 이유는?
입력 2022-10-25 17:32  | 수정 2022-10-25 19:22
19일 인천 연수구에서 열린 `제4회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폴란드 경찰대표단이 KAI가 개발한 참수리 헬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 KAI]

폴란드 경찰 조직 서열 2위인 다리우스 아우구스티냑 제1차장이 최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를 방문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저강도 권총 등 한국 경찰이개발 중인 선진 치안 장비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다. 한국 방산산업이 폴란드에서 수출 대박을 일궈낸 직후라는 점에서 한국 치안산업의 해외 수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경찰에 따르면, 아우구스티냑 폴란드 경찰청 차장은 지난 20일 서대문구 경찰청사를 예고없이 찾았다. 당초 폴란드 경찰청 소속 장비 담당 실무진만 방문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아우구스티냑 차장이 "직접 한국 경찰 장비를 둘러보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내면서 깜짝 방문이 이뤄졌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한국 경찰 치안 장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특히 저위험 권총 개발 과정과 기업 등을 상세히 묻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해외 경찰 고위 관계자가 경찰청을 방문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지만, 경찰은 이번 방문의 의미를 남다르게 보고 있다. 최근 폴란드 정부가 천문학적 규모의 한국 무기 도입에 나선 직후이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25조원 규모에 달하는 K2 전차·K9 자주포·FA50 경공격기에 이어, 최근에는 한화디펜스의 다연장로켓 '천무'도 60억달러(약 8조6000억원)에 도입하기로 했다. 한국 방산산업의 기술력이 폴란드 정부로부터 입증이 된만큼, 연관산업인 치안 장비 역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란드는 지난 3월 국토방위법을 통과시키며 국방비 지출을 올해 기준 GDP의 2.2%에서 내년 최소 3%로 늘리기로 했다. 향후 5%까지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수백만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난민이 폴란드 국경을 넘어온 만큼 양질의 치안 서비스 수요도 높다.
최근 인천에서 경찰청 주최로 열린 '2022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경찰단이 참가해 한국 치안산업 경쟁력을 입증했다. 폴란드 경찰단 역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마련한 부스에 참석해 참수리 헬기에 관심을 보였다. 참수리는 경찰청에서 총 12대를 구매해 현재 전국 권역별로 8대가 운용되고 있다. 테러 방지 및 공중정찰·경호 등 임무를 수행하는데, 항공영상 무선 전송장치가 탑재돼 빠른 현장 확인 및 지휘 통제가 가능하다.

경찰은 이번 폴란드와의 관계 수립을 통해 한국 민간기업들의 수출 도우미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윤희근 경찰청장 역시 치안산업대전 개회사를 통해 "경찰뿐 아니라 기업들이 협력해 생태계 조성을 위해 나선다면 치안산업이 국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성장하고 세계 표준을 선도하는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이 국내 민간 기업들의 수출을 조력해 한국 치안산업을 세계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폴란드 아우구스티냑 차장은 내년 4월 수도 바르샤바 인근 도시 키엘체에서 열리는 국제방산산업박람회인 '폴시큐어'에 참석할 것을 우리 경찰에 요청했다. 경찰청은 K치안 기술력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인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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