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전화금융사기 송금 목격한 70대 신고로 현금수거책 체포
입력 2022-10-25 11:33  | 수정 2022-10-25 11:35
ATM 부스 앞 CC(폐쇄회로)TV 영상 /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중국인 수령자에게 100만원씩 연이어 입금한 영수증 보고 눈치 채
경찰에 재빨리 신고해 체포에 기여…'피싱 지킴이' 표창장·보상금 수여


아파트 ATM기에서 거액을 송금하는 수상한 남성을 목격한 70대 시민의 신고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월 29일 경기 김포시에 거주하는 70대 A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 내 ATM기에 돈을 찾으러 갔다가 수상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먼저 ATM기를 이용 중이던 20대 남성 B씨가 바닥에 검은 가방을 놓고 5만원 뭉치를 끊임없이 꺼내며 계속 송금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A씨가 부스 밖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B씨는 "좀 오래 걸릴 것 같으니 먼저 쓰시라"며 자리를 비켰고, ATM기 앞에 선 A씨의 눈에는 수북한 영수증 뭉치가 보였습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영수증들에는 같은 이름으로 계속 100만원씩 입금한 내역이 담겨 있었으며, 수령인 명의도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이었다고 합니다.

곧바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와 연관된 상황임을 눈치 챈 A씨는 영수증 몇 장을 챙겨 부스 밖으로 나와 인근 파출소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A씨가 떠난 뒤에도 해당 ATM기에서 송금을 계속하던 B씨는 A씨의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경찰에 의해 그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용의자 검거에 기여해 '피싱 지킴이'로 선정된 70대 시민 / 사진=경기남부경찰청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고용된 현금 수거책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씨는 A씨가 목격했을 당시 '저금리 대출을 해줄 테니 기존 대출금을 현금으로 상환하라'며 40대 여성을 속이고 챙긴 3천만원을 정해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계좌로 송금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김포경찰서는 B씨를 사기 등 혐의로 입건하고 현장에서 압수한 2100만원을 피해자에게 돌려줬으며, 이미 송금된 900만원에 대해서는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수사 중입니다.

한편, 재빠른 신고로 추가 피해를 막은 A씨는 '피싱 지킴이'로 선정돼 표창장과 신고 보상금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피싱 지킴이'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에게 부여하는 명칭으로,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경찰 캠페인입니다.

A씨는 "나한테 피해만 안 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이웃에게 관심을 두는게 중요하다"며 "잘못된 것은 무조건 신고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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