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람은 살리고 범인은 잡는 경찰용 권총이 나왔다?
입력 2022-10-19 11:08  | 수정 2022-10-19 20:12
SNT모티브가 민군 협력으로 개발한 STRV9 저위험 권총. 총기 아래 파란색 탄환이 플라스틱 탄두를 적용해 살상력을 줄인 저위험탄이다. [사진제공=SNT모티브]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범인을 제압할 수 있게끔 고안된 '저위험' 경찰용 권총이 국내 도입을 앞두고 19일 일반에 선보였다.
이날 소구경화기 제조업체인 SNT모티브는 22일까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제4회 국제치안산업대전'에 참가해 STRV9 저위험 권총 등을 전시했다. STRV9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민군협력사업'으로 개발됐고, 지난해에는 중동 지역에 수출되는 성과도 거뒀다.
◆살상력 과도한 38구경 권총 대체 역할


경찰청은 올해 먼저 이 권총을 100정 구매해 시험적으로 현장에 투입할 방침이다. 최근 윤희근 경찰청장은 경찰에 시범 도입될 저위험 권총에 대해 언급하며 "내년 현장 실증 및 시범 운용을 거쳐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청장은 이날 행사장에 마련된 SNT모티브를 방문해 저위험 권총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 권총이 일선 경찰에 본격 보급되면 위력이 강한 38구경 권총과 함께 활용되며 치안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찰 조직에서도 '쏘기가 망설여지는' 고위력 38구경 권총보다는 저위험 권총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이는 "권총은 쏘는 게 아니라 집어 던져서 범인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자조적 농담이 일상화된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치안 현장의 절실한 요구이기도 하다.

STRV9은 개발 단계부터 경찰의 치안수요에 맞춰 살상력은 낮추면서 범인 검거율을 높이는데 초점을 뒀다. 경찰의 총기 운용 개념에 따라 △공포탄 △저위험탄 △보통탄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이 권총에 적용되는 플라스틱 탄두 저위험탄은 9mm 보통탄에 비해 물리력이 10분의 1에 불과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다리나 대퇴부, 팔 등의 부위를 기준으로 피부조직에서 5~7cm 가량으로 피해 정도가 설정돼 치명상을 가하지 않고 범인을 제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개된 총기 시험사격 영상들을 살펴보면 38구경 권총보다 격발시 반동도 훨씬 적었다. 이는 반동이 줄어든 만큼 명중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시간·장소·발사각도 등 사격정보 자동기록도


윤희근 경찰청장(가운데)이 19일 '제4회 국제치안산업대전'이 열리고 있는 인천 송도 컨벤시아 전시장에서 박문선 SNT모티브 전무(오른쪽)으로부터 STRV9 저위험 권총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SNT모티브]
STRV9은 권총마다 IT기술이 접목된 '블랙박스'를 장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총기 손잡이 부분에 삽입해 사격한 시간과 장소, 발사각과 수량, 탄종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스마트 모듈'이 그것이다. 스마트 모듈은 총기 사용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증명해 경찰의 과잉대응 논란을 줄이는 데에도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권총은 기존 38구경 권총보다 25% 정도 가벼워 휴대가 편리하고 오발 방지장치도 튼튼하게 갖췄다. 또 레이저 포인터 등 명중률을 향상시켜주는 부수 기자재 장착도 가능하다고 SNT모티브측은 설명했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는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개발된 가볍고, 성능 좋은 근접전투형 국산 소구경 화기들을 중심으로 'K-치안'의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다 새롭고 강력한 치안 무기 활용을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기술개발과 품질향상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NT모티브는 한국군의 주력 개인화기인 K2소총과 K3경기관총, K16 다목적 기관총 등 'K시리즈'의 개발과 생산을 맡고 있다. 회사측은 이번 치안산업대전에 STP-9 9mm 특수작전용 권총을 비롯해 △STSM-21 9mm 기관단총 △STC-16 5.56mm 자동소총 △K-14 7.62mm 저격용 소총 △K15 5.56mm 경기관총 등 신형 소구경 화기들을 다수 전시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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