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감서 BTS 슈가 가사 등장…"군대는 때 되면 알아서들 갈 테니까"
입력 2022-10-08 15:20  | 수정 2022-10-08 15:42
7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소개한 방탄소년단(BTS) 슈가의 노래 가사 중 일부. / 사진 = MBN 뉴스 방송화면 캡처
"누구나 수행해야 하는 의무" vs "국위선양·경제효과를 고려해야"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병역 의무 이행을 둘러싼 여야의 찬반 대립이 아직도 첨예한 가운데, BTS 멤버 슈가의 자작곡 랩 가사가 국정감사에 등장했습니다.

전날(7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병무청은 BTS의 군 복무가 바람직하다는 원칙론을 고수했습니다.

이기식 병무청장은 "우리 병역 자원이 감소하고 있고 병역의무 이행에서 제일 중요한 게 공정성과 형평성"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BTS도 군 복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여야 국방위 위원들은 찬반 의견으로 엇갈렸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장성 출신 한기호 의원이 BTS 입대에 가장 적극적이었습니다.


한 의원은 BTS 멤버 슈가의 자작곡 가사를 인용해 "본인들이 국가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면서 "(병역의무 이행과 관련해) 말이 많으니 노래까지 만들어 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자작곡은 슈가가 지난 2020년 낸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의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라는 곡입니다.

이 곡에는 "Woo Woo, 군대는 때 되면 알아서들 갈 테니까 우리 이름 팔아먹으면서 숟가락을 얹으려고 한 XX들 다 닥치길"이라는 가사가 담겨 있습니다.

한 의원은 "사자가 직접 병역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왜 자꾸 왈가왈부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온갖 헌법, 법률 등을 다 따져도 병역은 누구나 수행해야 하는 국가적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히려 BTS의 군 복무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면서 "한국은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 BTS도 군대 가는구나, 저런 나라를 건드릴 수 있겠느냐고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병역을 면제한다면 (BTS 관련) 주식값이 두 배로 뛸 것이고 식이 뛰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저희 국방위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면서 '병역 특혜'를 주기 보다는 '병역을 하는 특혜'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군 장성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병역특례를 전반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신 의원은 "앞으로 나아가는 첨단산업에서 특례를 주는 것은 이제 필요가 없다"면서 "민간 인프라가 자라지 못해서 국가가 시장을 육성하고 인센티브를 주고 할 때의 60년대 박정희 정부 때 이야기"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BTS에게 병역특례를 부여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도 "부산엑스포 유치와 BTS가 무슨 관계냐"면서 "우리나라 위상에 맞게끔 국민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그게 국위선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기식 병무청장과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 = MBN 뉴스 방송화면 캡처

반면 국위선양·경제효과를 고려해 BTS의 대체복무 등 병역특례 혜택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어떤 사람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 주는지 국익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20대 청년층에서 BTS 병역특례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는)여론조사를 너무 믿지 말고 고민을 많이 해보시라"고 덧붙였습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만약 BTS가 (병역의무로 인해) 해체된다면 국가적 손실"이라며 "BTS를 국가의 보물로 생각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대체근무요원, 산업요원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왜 꼭 군대에 보내서 그룹을 해산시키려고 하냐"면서 "병무청장이 잘못된 판단을 하면 대통령이 훈수를 놔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같은 당 김영배 의원은 병무청장의 발언을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병무청장의 인터뷰를 보니 '순수예술은 권위 있는 심사위원이 결정하는데 대중예술은 인기 투표란 인식이 있다'고 했다"면서 "이런 인식으로 MZ세대 병무행정을 이끌어갈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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