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내놓고 하세월"…집 안 팔리자 눈물 머금고 전세로 돌리는 집주인들
입력 2022-10-07 10:46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매 및 전월세 매물 홍보물이 붙어 있다. [한주형 기자]

잇단 금리 인상에 대출 부담이 커지자 주택 매입을 꺼리는 이들이 늘면서 개인 사정으로 집을 팔아야 하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처분이 어렵다고 판단되자 급한대로 전·월세로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자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6만264건으로 한달 전(6만2518건) 대비 3.7% 줄었다. 반면, 전·월세 물건은 한달 전(5만8012건)보다 14.2% 늘은 6만6433건을 기록했다. 전세와 월세물건은 각각 4만1945건, 2만4488건으로, 이는 지난달 대비 15.1%(3만6437건) , 12.9%(2만1685건)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가을 이사철 도래에도 신규 수요 감소로 시장에 전세 물건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매매 시장까지 거래 절벽이 심화하면서 일부 집주인들이 울며겨자먹기로 매매 대신 전세로 돌리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마저도 시세보다 1억∼2억원은 낮춰야 전세 거래가 이뤄진다는 게 중개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전세 보증금을 올려주기보다 반전세를 찾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일례로 마포구의 경우 매매 물건은 한달 전 2558건에서 이날 현재 2494건으로 2.6%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전월세 물건은 2234건에서 3026건으로 35.4% 증가했다. 이는 서울 25개구 가운데 최대 증가폭이다. 노원구는 매물이 6.9% 줄어든 반면, 전월세 물건은 17.1% 늘었고, 양천구는 매물이 3.5% 감소한 사이 전월세 물건은 21.3%나 증가했다. 서초구는 매물이 2.7% 감소하고 전월세 물건은 9.9% 늘었으며, 송파구는 매매 물건이 8.4% 감소했는데 전월세 물건은 2.7% 증가했다.

이같은 현상은 당분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데다 이달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실수요, 투자수요 모두 매수심리가 얼어붙고 있어서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한국부동산원 자료)는 77.7로 지난 5월 첫 주 91.1을 기록한 이후 2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6월 셋째주(77.5) 조사 이후 약 3년4개월 만에 최저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전세수급지수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지수는 이번주 82.8로 지난주(83.4)보다 떨어졌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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