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영상] 4차례 가정폭력 신고한 여성, 대낮 거리서 남편 흉기에 살해됐다
입력 2022-10-06 09:58  | 수정 2023-01-04 10:05
'4차례' 가정폭력 신고·보호 명령에도…직장까지 쫓아와 살해
한 달 전에도 피해자 찾아와 흉기 난동…경찰 대처에 비판 커져

대낮의 한 도로에서 50대 남편이 부인을 흉기로 내리쳐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숨진 아내가 경찰에 4차례나 가정폭력 신고를 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경찰 측의 조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5일 충남 서산경찰서에 따르면 50대 A씨는 지난 4일 오후 3시 16분쯤 서산시 동문동의 한 거리에서 40대 아내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B씨는 A씨가 내리친 흉기에 두 차례 찔렸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해당 사건은 길을 지나던 시민의 신고로 접수됐는데,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술에 취한 상태였어서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낮에 그것도 도로 한 가운데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이 안타까움과 충격을 자아낸 가운데, 숨진 아내 B씨가 지난달부터 무려 4차례나 경찰에 가정폭력 신고를 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공분이 커지고 있습니다.


첫 신고가 접수됐던 것은 지난달 1일로, 경찰은 당시 A씨와 B씨를 분리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A씨가 B씨를 여러 차례 찾아가 상해를 입히자, 경찰은 법원에 피해자 보호명령을 신청해 승인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보호명령도 별다른 효과는 없었습니다. B씨는 사건이 발생한 당일에도 법원에 A씨를 집에서 내쫓아 달라는 내용의 '퇴거 신청서'를 제출하고 왔으나, A씨는 법원 명령을 무시한 채 B씨의 직장 근처로 찾아가 끝내 B씨의 목숨을 앗아 갔습니다.


JTBC가 보도한 현장 CCTV 영상에는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흉기를 들고 쫓아오는 A씨를 피해 골목길로 도망간 B씨는 결국 A씨의 손에 이끌려 골목 밖으로 끌려왔습니다.

그리고 이내 A씨는 주위 시민들의 만류와 B씨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B씨를 여러 차례 흉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시민 중 한 명은 "(A씨가) 너무 평온한 얼굴로 (B씨를) 그냥 막 내리쳤다. 그게 더 무서웠다. 악에 받쳐서 이런 게 아니라"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A씨가 난동을 부린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JTBC에 따르면 A씨는 사건 발생 한 달 전에도 B씨의 가게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경찰에 체포된 전력이 있었습니다.

A씨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불구속으로 수사를 받아 왔는데, 변호사를 선임하고 경찰 조사가 지연되는 과정에서 B씨를 살해한 것이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미 4차례의 가정폭력 신고가 있었고, 흉기 난동을 벌인 전력까지 있었음에도 경찰 측이 A씨에 대한 구속 조치를 하지 않아 B씨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게 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경찰은 A씨의 추가 범행을 우려해 피해자 보호조치의 일환으로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음에도 B씨가 사건 당일 이를 착용하지 않았다며, 가해자와 피해자 간 분리 조치 등 가정폭력 신고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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