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컨트리 음악의 여왕' 로레타 린, 향년 90세 나이로 별세
입력 2022-10-05 07:39  | 수정 2023-01-03 08:05
고인의 인생 담은 영화 '광부의 딸' 히트
2005년 그래미상·2013년 민간인에 수여하는 최고 훈장 '자유 메달' 받아

미국 컨트리 음악의 여왕 로레타 린이 향년 90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AP통신은 4일(현지시간) 테네시주 자택에서 로레타 린이 타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족들도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그가 허리케인 밀스의 목장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전했습니다.

1960∼70년대 컨트리 음악계를 대표한 여성 아티스트이자 페미니스트였던 그는 켄터키주 탄광 마을에서 8남매를 둔 광부 가족의 둘째 딸로 태어났습니다. 15살에 결혼해 아이 네 명을 낳고 시골 마을 주부로 살던 중 남편이 사준 기타가 그녀의 운명을 바꿨습니다. 그녀는 힘들고 단조로운 일상에서 기타를 독학했고 1960년 ‘나는 홍키 통크 소녀(Im a Honky Tonk Girl)라는 노래가 수록된 음반으로 어렵사리 데뷔할 수 있었습니다.

로레타 린은 '광부의 딸'(Coal Miner's Daughter), '더 필'(The Pill), '피스트 시티'(Fist City) 등 자신의 인생 경험을 녹인 숱한 히트곡을 발표했고, 노래 중 14곡은 당시 도발적인 가사 내용으로 라디오 방송 금지곡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린은 1960∼70년대 남성 중심의 컨트리 음악계에서 대담하고 재능있는 산골 페미니스트로 명성을 쌓았다"며 "고인의 노래는 남녀 불평등, 피임약과 여성의 성적 자유 문제 등을 다뤘다"고 보도했습니다.



린은 1972년 여성 가수 최초로 컨트리 음악 협회 올해의 가수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1988년 컨트리 음악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상인 그래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2013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시민에게 주는 최고 영예의 상 '자유 메달'을 받았습니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는 영화 '광부의 딸'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져 오스카상까지 거머쥐었습니다. 가난한 어린 시절 악착같이 살던 부모님과 자신의 힘겨운 모습을 수채화 그림처럼 담은 가사의 이 노래는 컨트리 음악의 명곡으로 불립니다. 할리우드 배우 시시 스파이섹이 로레타 린을 연기하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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