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감 첫날, 카메라에 잡힌 '의원님'의 골프 부킹 문자..."8시에 만나 아침"
입력 2022-10-04 15:41  | 수정 2022-10-04 15:43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골프 약속을 잡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국정감사 첫 날을 맞이한 오늘(4일) 국회에서는 '골프 약속'을 잡는 문자가 포착됐습니다.

국회사진기자단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포착했습니다.

정 의원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업무 현황 보고가 한창일 때 휴대폰을 이용해 골프 약속을 잡았습니다.

산자중기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산자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시작했습니다. 골프 약속 관련 문자 대화는 국정감사 시작 전부터 이뤄졌지만, 약속 시간을 확정해 정 의원이 답변한 시점은 국정감사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앞서서도 국회에서는 언론 카메라에 문자 메시지가 자주 유출되곤 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과 휴대전화로 주고받은 문자가 지난달 19일 공개됐는데, 정 위원장이 "중징계 중 당에 해를 끼치는 행위에 경고해야 한다"고 전하자, 유 의원은 "성 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 한다"고 답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에 대한 징계를 상의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달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촬영된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당시 정 위원장은 해당 문자를 자신이 비대위원장이 되기 전인 지난 8월 13일에 주고 받은 문자라고 해명했습니다. 덧붙여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어마어마하게 우리 당을 공격했다. 그 기자회견을 보고 하도 기가 막혀서 윤리위원인 유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부연했습니다. 유 의원은 "제 불찰로 인해 윤리위의 공정성, 객관성이 조금이라도 의심받아선 안 된다"며 윤리위원직에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 7월 26일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시절 권성동 의원의 문자가 노출된 바 있습니다. 이날 오후 4시쯤 국회사진기자단은 권 의원이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힌 발신자와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 받은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카메라에 포착된 권 직무대행 휴대전화를 보면 윤 대통령으로 저장된 발신자는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에 권 의원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자신과 윤 대통령 사이 사적인 대화가 언론에 노출되자 권 의원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면서 사건 경위에 대해 "대통령께 국민의힘의 통 큰 양보로 국회가 정상화되었고, 대정부 질문에서도 의원님들 한 분 한분의 열띤 질의를 통해 국민께서 힘들어하는 경제난을 이겨내려 애쓰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밤낮없이 민생 위기 극복에 애태우는 대통령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또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대통령께서도 당 소속 의원님들의 헌신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셨다"며 "이와 함께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 구성에 매진해 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또 "오랜 대선기간 함께 해오며 이준석 당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다시 한 번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선배 동료 의원들께도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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