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대아울렛 화재 '6개 중 4개' 내려와 있던 셔터가 피해 키웠나
입력 2022-09-30 09:02  | 수정 2022-09-30 09:08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 사진=연합뉴스
발화 시작된 동쪽 하역장 근처 진출입로 모두 막혀…유독가스 확산 가속화
전문가 "밀폐형 셔터가 인명 피해 키웠다"…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에 이목


지난 26일 대형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는 등 8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의 사고 현장에서 총 6개의 셔터 중 4개가 내려가 있던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내려가 있던 셔터 때문에 인명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현대아울렛 지하 1층 동쪽에서 시작된 이번 화재는 순식간에 번져 8시간에 걸쳐 지하 1층 전체를 전소시켰는데, 이 때문에 발화 지점에서 거리가 있던 지하 1층 서쪽 구역에서도 다수의 사망자가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화재 당시 발화 지점이었던 동쪽 하역장에서 가장 가까운 진출입로의 셔터가 모두 내려가 있었던 점이 이 같은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낳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고 당시 지상과 연결된 차량통행로 6개 가운데 4개 통행로는 모두 셔터가 내려가 있었습니다. 건물 기준으로 북측 서쪽과 가운데 통행로만 열려 있고, 남측 3개는 전체가 다 막혀 있던 겁니다.

개장 외 시간에 외부인이 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려가 있던 것인데, 이 때문에 화재가 발생한 것을 목격하고도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갇혔다 참변을 당한 피해자들도 있을 것으로 추정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 사진=연합뉴스


소방 전문가들은 이처럼 셔터 문이 내려가 있던 것이 비단 사망자들의 대피만 막은 것이 아니라 배연을 어렵게 해 유독가스 이동 속도를 가속화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가 처음 시작된 곳 근처의 진출입로가 밀폐형 셔터로 막혀 있어 유독가스가 외부로 쉽게 빠져 나가지 못하고 역류하면서 지하주차장이 (화재 발생 시점으로부터) 얼마 안 돼 유독가스로 채워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소방당국은 출동 직후 진출입로의 셔터를 절단해 배연을 원활하게 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삼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사고로 현대백화점이 유통업계 최초로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받게 될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앞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고 발생 당일이었던 지난 26일 화재 현장을 찾아 "해당 사고와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와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도 검토하라"고 주문한 바 있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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