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 대통령 "박진, 탁월한 능력 가져"…비속어 논란엔 '침묵'
입력 2022-09-29 10:31  | 수정 2022-09-29 10:40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박진 해임' 거부권 시사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29일)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오늘 박진 장관 해임 건의안을 처리할 예정인데, 거부하실 경우 여야 협치가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는 내용의 질문을 받고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지신 분이고 지금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며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는 국민들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거부권 행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행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겁니다.

'비속어 논란이 장기화하고 있는데 유감 표명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고 집무실로 들어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 사진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본회의에서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 및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박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대한민국 역사에 없는 외교 대참사를 빚고도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인사 조치가 이 시간까지 없다"며 "민주당은 부득이 본회의에서 박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처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총체적 무능과 졸속외교, 굴욕과 빈손외교, 대통령의 막말 참사로 국격을 훼손하고, 국익을 손상시키고, 국민을 기만한 정부의 주무장관에게 국민을 대신해서 책임을 묻는 것은 국회의 존재 이유고 야당의 당연한 책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박 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를 막겠다고 나섰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국민 중심 코로나 19 방역 관련 당·정 협의회 도중 회의실 앞에서 "수용되기 어려운 건의안 의결을 남발하면 헌법상 해임 건의안의 효력만 없어지고 희화화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며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을 찾아뵙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도 통화하면서 의사일정 협의되지 않은 사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면 안된다고 강하게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박 장관이 업무를 시작한 지 불과 4, 5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다자외교 관계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익을 지키기 위해 외교 활동을 하는 외교부 장관에게 불신임이라는 낙인이 찍혀지면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익을 해친다. 그런 차원에서 고민해 달라고 간곡히 말했고, 오늘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교부 장관과 기념촬영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은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민주당이 단독으로 해임 건의안을 의결할 경우 대통령 입장에선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해임 건의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이상 발의와 과반 찬성으로 의결됩니다. 169석을 보유한 민주당은 재적 의원 3분의 1이상인 100명, 찬성이 필요한 과반 인원 150명 모두 충족하기 때문에 단독으로 발의하고 의결할 수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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