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일영 "한전 1700억 원 손해 보며 급매"…한전 "사실과 달라"
입력 2022-09-28 11:13  | 수정 2022-09-29 15:11
사진=연합뉴스
정일영 의원 "국민과 정부에 손해만 안겨줄 것"
한국전력공사 "자료 일치하지 않아, 사실과 달라"

한국전력공사가 수도권 및 제주 지역 등의 '알짜배기' 부동산을 1700억 원 이상의 큰 손해를 보면서 매각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오늘(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전력 공사 혁신계획안에 따르면 한전은 의정부 변전소 등 5000억 원의 규모 부동산 자산 27개소를 매각해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 계획에는 서울 배전스테이션(75억 원), 수색변전소(81억 원), 경기 북부본부 사옥(130억 원), 제주전력지사(34억 원) 등 핵심 부동산 자산을 모두 320억 원에 매각할 것을 포함합니다.

책정된 매각 예정가에 팔 경우 자산들이 위치한 주변 평균 토지거래 가격에 훨씬 미치지 못하며, 정부의 재무 구조 개선 요구에 쫓긴 한전이 약 1700억 원의 손해를 감수하며 부동산 '급매'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료를 보면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서울배전 1·2·3 스테이션은 390㎡로 1, 2스테이션에만 각각 48억 원과 54억 원 등으로 사업비만 100억 이상이 투자된 곳입니다.

이 지역의 현재 토지거래가는 1㎡당 약 4천44만 원꼴로, 서울배전스테이션은 토지 자체로만 약 173억 3천300만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전은 매각 예정 금액을 75억 원으로 산정한 것으로 전해지며 추정가치 대비 약 100억 원의 손해를 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수색동에 위치한 수색변전소(대지면적 7천944㎡)는 토지 가치가 14309억 2700만원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한전의 매각예정가(81억 원)대로 매각할 경우 1천358억 원이 넘는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외에도 경기 북부본부 사옥(대지면적 8천991㎡)은 주변 토지거래 가격대로 산정하면 최저 272억 원에서 최고 407억 원에 매각해야 하지만, 한전은 이 사옥을 내년 하반기 중으로 130억 원에 팔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적게는 142억 원에서 많게는 277억 가량 낮은 가격에 매각하는 것입니다.

33억 9500만원대에 입찰 공고를 낸 제주 전력 지사(토지면적 1천469.5㎡)의 토지 가치는 45억∼47억 원(1㎡당 약 300만 원)으로 추산돼 약 10억 원 이상 평가 절하해 급매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정일영 의원은 "한전이 자산 구조조정 계획에 쫓겨 자산을 헐값에 매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자본잠식 해결을 위해 핵심 지역에 위치한 부동산을 졸속 매각하는 행위는 국민과 정부에 손해만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 의원은 자산 매각은 최후의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급하게 매각을 추진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지난 석유공사 자산 매각 당시 기재부의 전신인 재무부 출신의 관료가 이익을 본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전력 2분기 실적 현황 / 사진= 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는 '급매' 주장에 대해 해명 보도자료를 내며 반박했습니다.

한전은 앞서 기사에 인용된 매각대상 부동산에 대한 주소, 면적 등은 정부에 제출한 자료와 일치하지 않으며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매각 예정가는 한전이 공시지가를 추정해 정부에 체줄한 금액이며 실제로 매각할 때는 외부 감정평가기관으로부터 감정평가를 받고 이를 예정가격(2개 감정평가기관의 감정평가액 산술평균 금액)으로 책정해 공개경쟁입찰로 최고가 낙찰금액으로 매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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