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강원도 예술의 힘'…강원작가트리엔날레 29일 평창서 개막
입력 2022-09-26 17:24 
강원작가트리엔날레 GATE공간의 황재형 작가 작품(왼쪽) 등 모습 [사진 제공 = 강원문화재단]

강원도 오대산의 천년 고찰 월정사에는 국보 팔각구층석탑이 있다. 이 탑이 가림막으로 가려지고 보수공사가 이어지니 방문객들이 헛걸음을 하며 실망도 늘었다. 하지만 이제 월정사를 방문하면 월정사 문수보살이 근사하고 현대적으로 표현된 대형 그림이 걸려있다. 국내 대표적 그래피티 작가인 제바 유승백씨가 인근 진부중학교 2학년 학생 100여명과 함께 스프레이페인트 등을 활용해 그래피티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이 작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메세나협회, 신한은행 후원으로 진행해 지역 청소년들이 예술과 연결되는 기회를 열어줬다.
강원작가트리엔날레 주제전 Hall공간 엄영달 `잡상`작품 [사진 제공 = 강원문화재단]
강원도의 시각예술 축제인 '강원작가트리엔날레2022'가 평창송어축제장, 진부시장, 컨템포러리 LOOK, 월정사 등 평창군 진부면 일원에서 오는 29일 개막해 11월 7일까지 40일간 열린다. 강원트리엔날레는 3년 단위로 강원도 개최지를 순회하는 노마딕 시각예술 축제다. 지난 3년간 홍천에 이어서 올해 평창에서 강원작가, 키즈, 국제 트리엔날레 3개 행사를 3년간 매년 펼친다.
김주환,물의 여정 나무의 길, 2022, 은행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자두나무 외, 가변설치 [사진 제공 = 강원문화재단]
올해 전시는 '사공보다 많은 산'을 주제로 164팀·작가(성인 134팀, 청소년 30명)가 참여해 250여점을 선보인다. 지역주민 모두가 각자의 산을 가진, 이미 하나의 산을 이룬 사공이며 모든 사공들의 산이 모여 '예술의 고원, 평창'을 구성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참여작가 뿐만 아니라 지역단체와 지역민의 의지와 애정으로 만들어가는 행사라는 것이다.
최세희 무한증식 구 종이컵, 2022 [사진 제공 = 강원문화재단]
메인 전시장은 지구온난화로 최근 몇 년간 유휴공간이었던 평창송어축제장이다. 어린이 실내 낚시터와 게이트볼장, 종합공연체험장은 각각 POOL, GATE, HALL로 명명해 장소 본연의 기억을 소환한다. 진부 전통시장을 포함한 TOWN, 파빌리온과 조각공원으로 구성된 PARK, 평창연구아카이빙, 아트-밭, 체험프로그램으로 구성된 BATT까지 이어진다.
정지연, 생명의 빛 2022, 스테인리스 스틸·미러PVC·베어링, 650x600cm [사진 제공 = 강원문화재단]
강원도 출신 등 연고가 있는 작가들이 출동해 강원 예술의 저력을 보여준다. 길종갑 작가는 '두류산 풍경'을 가로 940㎝의 대형 캔버스에 펼치고, 황재형 작가는 태백 미용실을 순례하며 모은 머리카락과 채색안료로 풍선껌을 불고 자전거를 타는 어린이를 담은 '풍선껌Ⅱ'를 선보인다.
삼척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최원희 작가는 연필드로잉과 수채로 인물을 그렸고 권용택 적거눈 돌들을 공중에 띄워 돌에 그려진 산수에 무게감을 준다.
건축가 출신인 차재 예술감독은 "송어축제장에 설치된 파빌리온이 지역의 시간은 물론 행사장 주요 공간을 이어주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 지역 음료와 다과를 소개하는 한편 강원 발달장애 화가들 작품을 출품한 러쉬아트페어가 열린다.
행사 기간 주말에는 진부문화센터 1층 식당에서 진부의 '입말음식(Spoken Recipe·구전되는 지역민의 식재료와 음식)인 닭반데기, 취 떡꼬치, 나박물김치, 콩물 메밀묵 등 메뉴가 판매된다. 진부시장에서는 10월 2일 최세희 작가와 함께 리사이클링 작품을 제작해 시장 구역을 채우는 설치미술 체험도 벌어진다.

강원문화재단 측은 "강원도 전역의 예술공원화를 목표로 열리는데, 올해 강원작가트리엔날레는 1년차 행사로 강원작가를 집중조명하며 강원도 예술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무료이고 화요일과 수요일엔 문을 닫는다. 현장에서 무료 도슨트도 제공된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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