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탈리아, 79년 만 '극우 성향' 지도자 탄생…세계 "가장 위험한 여성" 촉각
입력 2022-09-26 13:06  | 수정 2022-09-26 13:29
극우당 이탈리아형제들의 대표 조르자 멜로니 / 사진=연합뉴스
멜로니·우파 연합, 과거부터 EU·세계화·이민자 수용 등 반대
전문가들 "국민들, 기성 정치집단에 신뢰 무너지고 멜로니 결단력에 끌린 것"

이탈리아에서 사상 첫 여성지도자인 동시에 파시즘의 창시자인 베니토 무솔리니(1922∼1943년 집권) 이후 79년 만에 극우 성향의 지도자가 탄생했습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이탈리아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이끄는 우파 연합이 조기 총선에서 승리가 확실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첫 '극우 성향' 총리가 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는 "이탈리아 국민은 Fdl이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에 명백한 지지를 보냈다"면서 "Fdl은 모든 이탈리아인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고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우르비나티 컬럼비아대 교수 등 전문가들은 지난 시간 동안 극심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상황이 해결되지 않자 이탈리아 국민들이 멜로니의 결단력과 애국심에 끌린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여자 무솔리니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붙는 멜로니는 15살에 네오파시스트 성향의 정치단체 이탈리아사회운동(MSI)의 청년 조직에 가입하면서 정치에 입문했으며, 지난 2019년 10월 동성 육아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한 연설이 화제가 되면서 대중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습니다.

유로존 3위 경제 대국 이탈리아에서 극우 총리가 탄생하게 되면서 유럽연합(EU)뿐 아니라 전 세계가 그녀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동맹당의 살비니 대표와 전진이탈리아당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대표, 이탈리아형제들(Fdl)당의 조르자 멜로니 대표 / 사진=연합뉴스

멜로니뿐만 아니라 우파 연합을 이끄는 동맹(Lega)의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과 전진이탈리아(FI)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친 러시아 성향으로 알려진 데다 이들이 반이민·반동성애 의제에 강경한 입장이라는 점에서 향후 EU 전체를 흔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은 22일(현지 시각) 멜로니를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라고 칭하며 "멜로니가 EU로부터 코로나19 회복 기금을 받아내기 위해 겉으로는 친유럽의 탈을 쓰고 있지만, 언제 태도가 달라질지 알 수 없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멜로니는 이번 총선에서 EU와 유로존 탈퇴 주장은 철회했지만, 이전부터 EU·세계화·이민자 수용·코로나 방역 4가지에 반대해 왔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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