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유 1ℓ 3000원 시대 오나"…낙농가·유업계 협상 시작
입력 2022-09-25 13:22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구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낙농가와 유업체들이 올해 원유(原乳·우유 원료) 가격을 책정하기 위한 협상에 본격 착수했다. 양측이 내달 15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생산비가 급등한 만큼 소비자가격도 인상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 내 소위원회는 지난 20일 올해 원유 가격을 정하기 위한 첫 회의를 진행했다.
낙농가와 유업계는 통상적으로 해마다 6월께 원유 가격 협상에 돌입, 8월부터 새 가격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가격 책정 방식을 기존 '생산비 연동제'에서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전환하는 개편안을 놓고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이달 중순까지 협상이 시작되지 못했다.
새로 도입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를 음용유(마시는 흰 우유)와 가공유(치즈, 버터 등의 생산에 쓰이는 우유)로 구분한다. 음용유의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의 가격을 더 낮게 책정하는 방식이다.

낙농가는 제도 개편에 강하게 반발해왔으나, 정부의 설득 끝에 협조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 16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비로소 개편안이 통과, 20일부터 원유 가격 협상이 시작됐다.
협상은 시작됐지만, 구체적인 인상 폭을 두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낙농가에서는 가격 결정 시한(내달 15일)이 2주밖에 남지 않아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당장 도입하기가 어려운 만큼 올해도 생산비 연동제를 따르자고 촉구 중이다.
기존 방식인 생산비 연동제를 적용하면 원유 가격은 생산비 인상분의 ±10% 범위에서 정해진다. 올해 원유 가격이 ℓ당 47∼58원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 경우 소비자가격이 최대 500원 이상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ℓ당 2700원대 중반인 만큼 흰 우유 소비자가격이 3000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선 양측이 당초 합의한 가격 결정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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