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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야구가 달라졌다고? 그 중심엔 박진만 대행 '초심' 있다
입력 2022-09-24 13:40 
박진만 삼성 감독 대행. 사진=김재현 기자
삼성은 최근 대반전 야구를 펼치고 있다.
일단 승률이 높아졌다. 최근 40경기서 22승18패(승률 0.550)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4위에 올라 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경기력이다. 삼성 야구가 끈끈해지고 끈덕져 졌다. 질 때 지더라도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지는 경기도 납득이 된다. 질 만해서 졌다고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박진만 감독 대행이 취임한 이후 생긴 변화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박진만 대행애 초심을 잃지 않고 지켜내며 만들어진 반전이다.
박 대행은 처음 팀을 맡게 됐을 때 이런 말을 했었다.
"대행이긴 하지만 감독은 처음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아직은 막막하다"고 선을 그은 뒤 "하지만 자신 있는 것도 한 가지 있다. 절대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점이다. 처음 먹은 마음 그대로 실행에 옮길 것이다.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야구를 하고 싶다. 언제까지 팀을 맡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맡고 있는 한 초심 그대로 팀을 이끌 것이다."
박 대행의 초심은 납득이 되는 야구였다. 그리고 수비 중심의 미래 지향형 야구였다.
박 대행은 "분명한 원칙을 갖고 야구를 할 생각이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 기용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기용에 개인 감정은 완전히 배제할 것이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을 우선 기용해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 이름값에 흔들리지 않겠다. 가장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선수들을 우선으로 기용할 것이다. 여기에 수비도 중시하겠다. 일단 수비가 안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기량이라면 수비가 강한 선수를 먼저 쓰겠다. 또한 팀의 미래를 위해 가능성 있는 새 얼굴들을 공격적으로 쓰겠다. 1승에 다급해 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새 얼굴들을 쓰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박 대행은 최소한 자신이 한 말은 그대로 지키고 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먼저 나서며 선수 기용에 잡음이 사라졌다.
수비를 위주로 라인업을 꾸리기 때문에 어이 없는 실수가 많이 줄었다. 큰 실수로 경기 흐름 자체를 내주던 옛 모습이 사라졌다.
그 과정에서 새 얼굴들을 쓰는데도 소홀함이 없다. 과감하게 선수를 기용하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삼성이 당장의 승률을 높이면서도 미래에 대한 가능성도 동시에 발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박 대행이 초심을 잃지 않을 자신은 확고하게 있다고 했었다. 그리고 실제 그 약속을 정확하게 지키고 있다.
한 방송사 해설 위원은 "코치를 하다가 감독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달라진다. 코치 때 했던 이야기가 잘 안 지켜진다. 자리가 바뀌면 자기 합리화를 하며 초심을 잃는 경우가 많다. 박진만 대행은 그런 부분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처음 팀을 맡으며 내세운 메시지를 실제 야구에 적용하고 있다. 자신이 했던 말들을 잘 지키면서 팀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느낀다. 덕 아웃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 한 번 해보자는 의지가 넘친다. 박 대행이 초심을 잃지만 않는다면 올 시즌 끝까지 좋은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진만 감독 대행의 초심은 다행히 아직 잘 지켜지고 있다. 삼성 야구가 달라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박 대행은 끝까지 자신이 한 말을 지켜갈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삼성의 야구는 끝까지 보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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