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학병원 천장 무너지며 대소변 쏟아져…대기환자 '날벼락'
입력 2022-09-24 10:55  | 수정 2022-09-24 13:30
지난 15일 서울 S 대학병원서 천장이 무너지며 오물이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 사진=연합뉴스
오물 쓴 피해자, 1시간 30분 만에 간이 샤워
“자칫하면 인명피해…진심 어린 사과 없어”
병원 측 “연락 어려웠다…사과 의지 있어”

서울 모 대학병원 천장이 무너져 머리 위로 대소변 등의 오물이 쏟아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9시 25분경 서울 강남 S 대학병원 2층 중환자실 앞 천장에서 오물이 쏟아져 대기 중이던 환자 가족을 덮쳤습니다.

사고 경위를 확인한 결과, 건축한 지 40년이 넘은 병원 건물 화장실은 각종 오물이 섞여 흘러나오다가 하수관을 막았습니다. 오물은 역류하다 결국 터졌고, 천장 마감재를 무너뜨리며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고로 전라북도 전주에 사는 A씨는 모친이 입원한 병원에 방문했다 오물을 뒤집어썼습니다. 하지만 A 씨는 병원 측의 조치가 미흡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S 대학병원서 천장이 무너지며 오물이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 사진=연합뉴스

A 씨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상당한 양의 오물 덩어리와 하수가 바닥에 퍼졌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병원 직원들의 대처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콜센터에 연락해도 근무자가 없어 사고 발생 1시간 후 10시 30분이 돼서야 수술방 샤워실에서 간단히 씻을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18일 퇴원 당시 모친이 병원 측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튿날 병원으로부터 세탁비를 물어주겠다는 연락이 왔을 뿐 진심 어린 사과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칫하면 천장이 무너지면서 인명피해까지 있을 수 있었던 사고였지만, 그저 전화 한 통으로 무마하려고 했던 우리나라 최고 상급병원의 사고대응은 참으로 개탄스러웠다”며 정신적인 충격으로 건물 안의 천장만 보아도 불안하며, 아무리 씻어도 몸에서 냄새가 계속 나는 것 같아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병원 측은 사과할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늦은 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최대한 빨리한다고 했지만 조금은 시간이 걸렸을 가능성은 있다”며 피해자분께 사과하고 보상도 하고 싶었으나 잘 연락이 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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