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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도 잡힌 김태형 감독의 이승진 맨투맨 코칭, 무슨 말을 했을까 [MK고척]
입력 2022-09-24 08:02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22일 고척 키움전 도중 투수 이승진과 긴 대화를 나눴다. 김 감독이 전한 조언이 이승진의 투구에 얼마나 큰 영향이 있을지는 다음 경기를 지켜보면 알 수 있을 듯하다. 사진=김영구 기자
한 10번은 이야기한 것 같다.”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지난 22일 경기 도중 TV 중계 화면에 김태형 감독과 이승진(27)이 같이 있는 모습이 잡혔다. 꽤 오랜 시간 이승진에게 이야기를 전한 김 감독. 과연 그는 무슨 이야기를 한 것일까.
23일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묻자 한 10번은 이야기한 것 같다.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제구가 돼 낮게 떨어졌을 때 상대 타자가 헛스윙하면 다음에는 또 속이려고 낮게 던지지 말라고 했다. 절대 속지 않는데 왜 이렇게 낮게 던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좋은 카운트 때 붙으라고 해줬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이 이승진의 투구에 대해 아쉬워한 대표적인 장면은 지난 21일 NC 다이노스전이었다. 이승진은 6회 무사 1루 상황에서 최원준을 구원하기 위해 등판했다. 곧바로 양의지와 승부했는데 직구와 커브로 빠르게 0-2를 만들어놓고 이후 커브를 또 던지다 3-2 풀카운트, 끝내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1-2로 추격하고 있었던 두산은 이때를 기준으로 내리 3실점하며 결국 1-5로 패하고 말았다.
김 감독은 그렇게 던진다고 해서 양의지나 다른 베테랑 타자가 속지 않는다고 했다. 유리한 카운트일 때는 최대한 빠르게 승부를 해서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 게 아웃 카운트를 늘릴 확률이 높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며 결국 풀카운트로 몰려서 힘없는 공을 던지다가 맞거나 볼넷을 주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공이 좋아졌고 제구도 괜찮아졌다. 굳이 어렵게 갈 이유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경험이 적은 투수들의 경우 (이)승진이처럼 던지다 맞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던진 변화구에 타자들이 헛스윙을 하면 또 못 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다 여지없이 얻어맞게 된다. 경험 많은 타자들을 상대할 때는 다른 구종을 선택하거나 빠르게 승부할 필요가 있다. 카운트가 몰리면 낮게 떨어뜨리지도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승진은 1995년생으로 아직 젊은 투수다. 김 감독의 조언과 경험이 뒷받침된다면 지금보다 더 노련한 투구를 펼칠 수 있다. 다만 김 감독이 바라는 건 강한 심장이다. 나이를 먹거나 경험을 쌓는다고 해서 대담함까지 같이 커진다는 보장은 없다.

김 감독은 정철원만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공을 던지지 않나. 지금의 승진이는 조금 아쉽다”고 바라봤다.
애정이 없다면 해줄 수 없는 조언, 그리고 변화를 위한 채찍질이다. 김 감독이 전한 메시지 내용은 확실했고 이제는 이승진이 바뀐 모습을 보여줄 차례다.
[고척(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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