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가계의 에너지 요금을 묶어둔 조치에 이어 기업의 에너지 비용 절감을 줄이기 위한 세부 사항을 밝혔다.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가격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산업계에서 기업 생존이 위태롭다고 호소한 데 따른 조치다.
내달부터 6개월 동안 기업과 자선단체 및 학교·병원 등을 상대로 MWh당 전기 가격과 천연가스 가격의 상한선을 각각 211파운드, 75파운드로 책정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당초 예상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가디언이 전했다.
리즈 트러스 총리는 "카페와 펍, 상점 등이 실질적인 위험에 놓여 있다"며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책을 통해 일자리와 생계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쿼지 콰텡 재무부 장관도 이날 성명에서 "기업 붕괴를 막고, 일자리를 보호하겠다"며 "인플레이션을 제한하기 위해 개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세인트올번스에서 펍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NYT에 "매우 고무적"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음 달 이뤄질 겨울 계약에서 기업은 전기 사용료의 약 50%, 가스 사용료의 25%가량 가격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셰번 하빌랜드 상공회의소 대표는 "이번 방안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빌랜드 대표는 "기업들이 투자 확대를 위해 6개월이라는 시간은 짧다"며 "노동력 부족, 공급망 붕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해결해야 할 다양한 과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8일 가계 에너지 요금을 2년 동안 연간 최대 2500파운드로 제한하는 대책을 내놨다. 가계 지원 대책도 다음 달부터 적용된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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