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언제 훈련시켜 우크라 보내나"…푸틴, 군동원령 내린 진짜 이유
입력 2022-09-22 14:04 
[사진출처 = 연합뉴스]

군동원령을 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고 뉴욕타임스(NYT)가 제일 위험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NYT는 21일(현지시간) 그동안 검토를 부인했던 푸틴 대통령이 군동원령을 갑자기 발동한 것은 코너에 몰렸기 때문이라며 지금이 제일 위험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인생 교훈이라며 종종 언급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NY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코너 끝으로 몰린 쥐가 도망갈 때가 없자 날 공격했다. 이제 쥐가 나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자신이 코너 끝에 몰렸다는 의미로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근 불리해졌다고 판단한 푸틴 대통령이 반격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자국민 징집이라는 초 강수를 뒀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크라이나군은 이달 들어 전쟁 초기 러시아에 빼앗긴 하르키우주를 탈환했으며 동부 전선에서도 승전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친러 반군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루한스크주의 핵심 요충지를 탈환한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19일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요충지 리시찬스크의 외곽지역 빌로호리우카의 통제권을 완전히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러시아군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예비역을 다시 훈련시키고 전쟁터에 내보내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의 이번 군동원령은 주도권을 확보하고 정치적 입지를 바로 잡으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CNN이 분석했다.
서방 위협을 부각시켜 군 동원령을 정당화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미국 뉴헤이븐대의 매슈 슈미트 국가안보·정치과학 부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면 나토가 개입하게 되고 러시아군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에 현실화할 위험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실비 베르만 전 주러시아 프랑스 대사는 "핵위협은 엄포라고 생각되지만 일부는 이를 매우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서방을 겁먹게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과 관련한 분열을 부각할 수단은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군 동원령이 떨어지자 이날 러시아 전국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영국 BBC에 따르면 인권단체 OVD-인포는 러시아 38개 도시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가 벌어져 1311명이 이날 오후에 잡혀갔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502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24명이 나왔다.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에 모인 시위대는 "동원령 반대"를 외쳤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소규모 그룹이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BBC는 전했다.
온라인에서는 반전 단체 중심으로 시위 참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동원령 발표 이후 구글과 러시아 검색 사이트 얀덱스에서는 '팔 부러뜨리는 방법', '징병을 피하는 방법' 등의 검색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 동원령이 내려진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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