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예비군 30만 동원령' 내린 푸틴 "우린 공갈과 협박에 굴복 안 한다"
입력 2022-09-22 06:20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여성이 TV로 방송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EPA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우리는 공갈과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벨리키 노브고로드에서 열린 러시아 건국 116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러시아는 지난 1160년의 역사를 통해 잠시라도 주권을 약화하고 국익을 포기하는 것은 치명적이라는 것을 배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주권은 모든 사람의 자유의 보증"이라며 "우리는 전통적으로 국민과 국토가 자유롭지 않다면 진정으로 자유롭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주민을 구하기 위해 용감히 싸우고 있다고 치하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수 세기 동안 많은 국적과 종교를 가진 이들을 위한 공동의 고향으로 건설됐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우리의 독특한 문명과 풍부한 문화를 부정하거나 없앨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를 하나의 민족으로 묶음으로써 러시아 사회를 통합하는 가치를 부수거나 파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개방적이고 정직한 협력 관계의 편"이라며 "동등하고 상호 유익한 협력에 대한 우리의 사상을 공유하는 모든 이들과 그런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TV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주권과 영토 보호를 위해 예비군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내린다고 전격 발표했다. 러시아 전체 예비군 2500만명 중 30만명을 전쟁에 내보내는 것으로, 러시아에서 동원령이 발령된 것은 2차 대전 종전 이후 처음이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서방 주요국은 푸틴 대통령의 군 동원령 발표를 일제히 규탄하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실패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와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대대적인 반격을 벌여 상당한 영토를 수복하자 수세에 몰렸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전세를 뒤집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피바다 속에서 익사시키기를 원한다"면서 "피바다 속에는 자국 군사들의 피도 포함된다"고 규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의 군동원령은 러시아가 장교들과 다른 군인력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우리는 이미 러시아가 사관후보생을 동원한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싸움을 못 하는 청년들이었고, 이들은 교육을 마치지도 못하고 전사했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그의 부대가 그냥 도망가버리는 것을 봤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군인의 대부분이 그냥 도망가버리기 때문에 그는 우리에 수백만명의 군대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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