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팀장님, 강아지 장례 치러야 해 휴가 좀"…반려동물 복지 '끝판왕' 회사
입력 2022-09-19 11:42  | 수정 2022-09-19 13:32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할 수 있는 반려동물 쇼핑몰 '펫프렌즈' 사무실 모습 [사진제공 : 펫프렌즈]

최근 근로자의 반려동물 돌봄을 위해 연간 최장 5일 법적휴가를 인정하는 법안이 논란 끝에 철회됐다. 반려동물이 없는 사람에 대한 차별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관련법과 상관없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원이 많아지고, 또 타사와 남다른 복지혜택을 주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기업들이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달 1일부터 반려동물 경조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반려견과 반려묘 등 반려동물 장례를 치르는 직원에게 장례 휴가 1일을 지원하는 것이다. 장례 휴가는 부모의 집에서 기르는 등 직원과 꼭 함께 살고 있는 않은 반려동물에 대해서도 인정해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8월 중순에 사내 공지를 했을 때부터 직원들 사이 반응이 좋았다"며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바뀌는 상황에서 (반려동물의) 장례를 치르는 직원들의 슬픈 마음을 위로해주기 위해 도입을 한 제도다"고 설명했다.
화장품·욕실용품 기업 러쉬코리아도 반려동물이 일명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 직원들이 유급휴가 1일을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종류는 따로 지정하지 않았다. 직원이 반려동물로 생각하면 모두 반려동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러쉬코리아는 또 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원에게 월급과 별개로 매달 5만원씩 지급한다. 자녀가 있는 기혼자 직원에게 양육수당을 지급하듯, 반려동물도 '가족'으로 인정한다는 뜻에서다.
[사진제공 : 21그램]
편의점 GS25와 홈쇼핑 GS샵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직원에 대한 복지제도를 앞서 도입했다. 반려견의 건강검진과 보험 가입을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GS리테일에 따르면 반려견을 키우는 직원들은 스타트업 '21그램'이 운영하는 '우쭈쭈 케어센터' 멤버십 비용(연간 36만5000원)의 절반을 지원받는다. 멤버십에는 반려견 건강검진과 예방접종은 물론 반려견 보험, 반려동물 호텔 숙박권 등이 포함돼 있다.
최근 GS리테일은 반려동물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관련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하는 한편, 반려동물 이커머스 양대산맥인 펫프렌즈와 어바웃펫은 아예 인수를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반려동물 관련 복지 혜택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기업들이 직원들의 반려동물을 위한 복지제도를 늘리는 데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명에 달하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젊은층 직원들이 늘어나는 이유가 크다.
러쉬코리아 측은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29세로 젊은데다 1인 가구가 많아 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원들이 많다"며 "이같은 조직의 특성을 감안해 관련 복지제도를 운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직이 잦은 IT업계에서는 직원들 복지 강화 차원에서 반려동물 관련 제도 운영에 적극적이다. 일례로 반려동물 쇼핑몰 펫프렌즈,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집토스, 수공예 플랫폼 아이디어스 등은 모두 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원을 위해 '동물 동반 출근 제도'를 시행 중이며, 직원들 사이 만족도가 높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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