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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테일러메이드 산 토종PEF, 美명문골프장 25개 품었다
입력 2022-09-18 17:54  | 수정 2022-09-19 08:40
콘서트골프가 보유한 미국 인디애나주 사가모어 클럽.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이 코스는 18홀로 구성돼 있다. [사진 제공 = 콘서트골프파트너스]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세계적인 PEF 운용사 클리어레이크와 손잡고 미국 고급 골프클럽 체인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는 최근 클리어레이크와 미국 내 25개 고급 골프클럽을 운영 중인 콘서트골프파트너스를 공동 인수하는 작업을 마쳤다. 센트로이드와 클리어레이크가 기존 소유주인 글로벌 최대 투자사 블랙스톤에서 콘서트골프파트너스를 인수한 가격은 5000억원대다. 센트로이드는 이 중 약 1000억원을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에서 모집해 인수에 참여했다.
센트로이드는 지난해 전 세계 3대 골프용품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 이후 해외 투자 역량 제고를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노력을 펼쳐왔는데 이번 투자로 결실을 맺게 됐다. 특히 국내외 어려운 금융시장 환경 속에서도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점이 의미 있다는 평가다.
클리어레이크는 미국 서부 샌타모니카에 본사를 둔 운용자산 90조원 규모의 PEF 운용사다. 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단 첼시FC 인수에 성공하며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소비재·테크 관련 투자에 집중하다 최근 스포츠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콘서트골프의 기존 소유주인 블랙스톤은 올 초 매각에 착수하며 클리어레이크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 투자사들에서 제한적인 입찰을 받았다. 당시 센트로이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했고 김앤장 법률사무소, EY한영회계법인 및 글로벌 로펌인 DLA파이퍼 등으로 이뤄진 실사단과 함께 수개월간 실사와 협상을 진행했다. 센트로이드는 사우스스프링스CC, 테일러메이드 인수 과정에서 쌓은 골프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발 빠른 협상력을 앞세워 전 세계 투자사들과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으나 클리어레이크가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센트로이드는 입찰이 끝난 뒤 클리어레이크 측과 별도 협상을 진행해 콘서트골프를 소유하게 되는 특수목적회사(SPC)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는 센트로이드가 보유한 테일러메이드와 콘서트골프 간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양사는 이번 인수로 콘서트골프와 테일러메이드 간 전략적 제휴에 박차를 가해 두 회사 기업가치 제고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테일러메이드는 콘서트골프 회원을 대상으로 한 피팅 서비스, 한정판 제품 제공, 테일러메이드의 플랫폼 서비스 제공, 클럽 프로 대상 교육 제공 등을 통해 신규 고객 유치와 추가 클럽 인수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콘서트골프가 보유한 25개 골프클럽 중에는 과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경기가 열리거나 잭 니클라우스, 아널드 파머, 톰 파지오 등 유명 골프인이 설계해 유명해진 골프코스가 포함돼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맥그리거 다운스 클럽 내 골프장은 1973년 PGA 프로페셔널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 개최된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플로리다주 플랜테이션 골프클럽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입단 테스트가 단골로 열리는 곳이다. 워싱턴DC 근교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우드모어, 네브래스카주 플레이어스 클럽은 파머가 설계한 골프코스로 유명하다. 인디애나주 사가모어, 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12오크스와 롱 뷰 클럽 골프코스는 니클라우스 손을 거쳤다.
콘서트골프는 2010년 설립된 미국 고급 골프클럽 소유·운영 업체로 미국 중상류층과 고소득자를 고객층으로 두고 있다. 골프클럽 매출 중 60% 이상이 회원권 연회비 기반인 '구독형' 사업모델에서 발생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미국 내 고급 골프클럽을 지속적으로 인수·합병(M&A)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현재 운용 중인 클럽은 25개에 달한다. 콘서트골프는 지난해 매출 1억5000만달러와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4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콘서트골프가 보유한 골프클럽은 도심 근거리에 위치해 골프 코스뿐 아니라 테니스 코트, 수영장, 대형 연회장 등을 보유한 복합 문화시설로 미국 중상류층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하게 연결된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콘서트골프는 단순 위탁운영 업체가 아닌 소유·운영 업체로 소유 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개발·개선을 통해 자산 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센트로이드와 클리어레이크는 유휴 용지를 활용한 적극적인 개발로 추가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센트로이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국내외 M&A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미국 현지 법인 등을 통해 테일러메이드와 같은 단독 경영권 인수 거래 발굴 외에 이번처럼 국내 자본이 유수의 해외 기관과 함께하는 다양한 공동 투자 거래 발굴에도 힘쓸 방침이다.
한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 테일러메이드에 이어 이번 콘서트골프에도 주축(앵커)투자자로 참여하면서 국내외 골프산업 관련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특히 이번 투자 과정에서는 운용사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려 녹록치 않은 금융 상황속에서도 거래가 적시에 종결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강두순 기자 / 조윤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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