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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할 거라 전혀 생각을…" 완생을 꿈꾸는 미생, 윤산흠에게 온 데뷔승의 기쁨 [MK인터뷰]
입력 2022-09-18 09:32 
윤산흠이 16일 KIA전서 데뷔승의 기쁨을 맛봤다. 사진(서울 잠실)=이정원 기자
"이렇게 빨리하게 될 줄은 몰랐죠." 한화 이글스 윤산흠(23)에게도 데뷔 첫 승의 기쁨은 찾아왔다.
윤산흠은 1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연장 11회초 나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12회초 나온 허관회의 결승타 덕분에 팀은 7-6 승리를 거뒀고, 덕분에 윤산흠은 데뷔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프로 통산 35경기 만에 느낀 승리의 기쁨이었다.
윤산흠은 쉽지 않은 야구 인생을 걸어온 선수다. 영선고 졸업 후 프로 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한 그는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 2019년 입단 테스트를 받고 두산 베어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으나, 꽃길이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었다. 기회를 잡지 못했고 방출됐다. 그러다 지금은 해체된 독립구단 스코어본 하이애나들에서 꿈을 이어갔고, 거기서 한화의 주목을 받아 지금까지 한화와 인연을 맺고 야구 선수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1군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에는 5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 6.00을 기록했다. 평범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0경기에 출전해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 2.79를 기록 중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믿고 쓰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이전에 수베로 감독은 "상대 중심 타선이 나올 때 중요한 직책을 맡기고 있는데 기대대로 임무를 잘 완수하고 있다"라고 칭찬한 바 있다. 윤산흠은 미생에서 완생이 되어가고 있다.
17일 잠실구장에서 MK스포츠와 만난 윤산흠은 "이렇게 빨리 데뷔승을 거두게 될 줄은 몰랐다. 엄청 기분이 좋았다. 올해 승리를 챙길 수 있을 거라 생각 못했다"라며 "최근 연장 경기가 많았다.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계속 준비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끝나고 승리공도 받았다"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승리를 챙기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그 승이 데뷔승이라면, 말로 표현 못 할 정도의 기쁨을 느낄 터. 그 역시 "연락이 많이 왔다. 다들 축하한다고 했다. 아버지께서도 '첫 승했으니까 좋은 기운 가지고 늘 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 따라올 거다'라고 하셨다"라며 "결승타 때린 (허)관회한테도 고맙다고 했다. 관회가 '이글스TV'에서 고기를 사주라고 했는데, 고기를 사줘야 할 거 같다"라고 웃했다. 허관회는 연장 12회초 결승 2루타를 때리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4월부터 7월까지 꿈같은 나날을 보냈으나 8월에는 평균자책 5.63으로 저조했다. 그러다 9월 평균자책 2.08로 다시 반등을 꾀하고 있다.
윤산흠의 야구는 이제 시작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그 역시 "타이트한 상황에 나가더라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 그게 좋은 거다"라고 웃었다.
데뷔승이라는 달콤한 기쁨을 맛봤다. 이제 그의 목표는 데뷔 첫 세이브다.
마지막으로 윤산흠은 "이제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처럼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그리고 다치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라며 "다음 목표는 세이브다. 어렸을 때부터 마무리 투수들을 동경해왔다. 그래서 세이브를 거두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라고 미소 지었다.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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