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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헝의 귀화 시험 합격 비결, 사흘간 한국어 특급 과외 덕분? 페퍼 날개 달았다
입력 2022-09-18 07:02  | 수정 2022-09-19 09:06
염어르헝이 귀화라는 마지막 문제를 해결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신인 1순위 선수가 귀화라는 마지막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적으로 리그 소화를 할 수 있게 됐다. 염어르헝(18·목포여상)의 이야기다.
어르헝은 지난 16일 귀화시험에 응했다.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면접 시험이 진행됐고, 17일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어르헝은 염혜선의 부모님 호적에 입양됐다. 이후 2번의 귀화 시험에 신청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올해 마지막 시험에서 바라던 합격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어르헝은 지난 5일 2022-23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페퍼저축은행 지명을 받았다. 당시 어르헝은 한국 국적이 아니었지만, 전 구단의 동의로 귀화 절차를 진행 중인 선수는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참가할 수 있었다.
만약 이번에 귀화시험에 떨어졌다면, 언제 V-리그에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2022-23시즌 개막을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어르헝은 큰 문제가 없다면, 내달 25일 흥국생명과 시즌 첫 경기에 출전할 전망이다. 김연경과 맞대결에 기대를 모은다.
17일 기자와 전화 통화를 나눈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어르헝이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일 동안 한국어 과외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15문제 중 13문제를 맞혔다고 하는데, 수업에서 들은 내용이 대부분 나왔다고 하더라"라고 웃었다. 구단의 도움이 있었다.
마지막 난관을 넘었다. 이제는 실전 모드에 돌입한다. 어르헝은 17일부터 본격적인 팀 훈련에 합류했다. 어르헝은 194.5cm에 달하는 신장을 가지고 있다. V-리그 여자부 최장신 선수다. 흥국생명 김연경(192cm), 현대건설 양효진(190cm)보다도 크다. 타 팀에 비해 선수층이 얕은 페퍼저축은행에서 어르헝이 해야 될 일은 많다. 다만 아직까지는 100% 몸 상태가 아니기에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김형실 감독은 "어르헝은 구력이 짧다. 스텝도 아직 느리다. 여러 가능성을 두고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2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데, 순탄하지만은 않다.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이한비, 리베로 문슬기가 부상으로 정상적인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하혜진도 대표팀 차출로 빠졌고, 외인 드래프트에서 뽑은 1순위 니아 리드(미국)도 오는 27일에나 합류한다.
그래도 다가오는 시즌 페퍼저축은행을 향한 기대가 크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고 V-리그 국내 최장신 미들블로커와 현역 미국 국가대표가 한 팀에 있다. 이고은이라는 경험 있는 세터도 페퍼저축은행으로 왔다.
신인 1순위 선수의 마지막 문제를 해결한 페퍼저축은행의 다가오는 시즌은 어떨까.
한편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염어르헝, 선명여고 이민서를 지명했다. 드래프트 직후 광주체고 세터 손은서를 수련선수로 데려왔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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