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 백신 4차 맞을까, 독감 예방접종 먼저 할까
입력 2022-09-17 11:46 

70대 오 모씨는 최근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독감 진단을 받았다. 그는 "3월에 코로나에 걸렸었는데 그때 증상과 비슷해 재확진된 줄 알고 병원에 갔다. 코로나 검사를 먼저 했는데 음성이었고, 최종 진단명은 독감이라더고 해서 놀랐다"면서 "이미 3차 접종까지 마쳤지만, 코로나와 독감에 모두 걸린 만큼 올 겨울에는 어떤 백신을 맞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잠잠했던 독감이 최근 다시 유행하고 있다. 예년보다 한 달이상 빠른 것이다. 코로나 확산세도 여전해 코로나와 동시유행하는 일명 '트윈데믹(twindemic)'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 4차 예방접종을 저울질하고 있는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들은 코로나 4차 접종을 할 지 독감접종을 먼저 맞아야 할 지 고심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최근 독감 예방접종과 오미크론 변이에 대비한 개량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코로나 확진자는 추석이후 감소하는 추세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4만3457명 늘어 누적 2435만9702명이 됐다고 밝혔다. 전날 5만1874명보다 8417명 줄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이동량이 늘고,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독감이 증가 추세다. 2년간 독감이 유행하지 않아 인구집단 내 자연면역도 떨어져 있다. 올해는 이래저래 독감이 유행하기 쉬운 환경이라는 이야기다.
정부는 고령자와 임신부, 어린이 같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오는 21일부터 전국 2만여 개 위탁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모더나 개량백신 161만1000회분도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코로나 초기에 유행한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 BA.1에 대한 항원이 모두 포함된 2가백신이다. 10월부터 올 겨울 접종에 활용되며 세부 계획은 9월 말에 발표한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문제는 '코로나 백신 불신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 10명중 3명은 '백신 추가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유효기간이 지나면 수조원을 들여 힘들게 확보한 백신을 폐기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정부는 코로나 이후 백신과 치료제 도입에 8조원 이상을 투입했고, 2조원 가까운 예산이 남아있다. 하지만 최근 접종 건수는 사실상 제자리이고, 치료제 처방률도 저조한 상황이다.
60대 김 모씨는 "친구 두 명이 4차접종을 맞았는데 그 직후 팔꿈치와 겨드랑이에 6~7cm쯤 되는 물혹 같은 게 생겼더라. 물론 코로나 백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왠지 불안하다"면서 "3차까지는 정부가 시키는 대로 꼬박꼬박 백신을 맞았는데, 4차 접종은 최대한 늦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50대 직장인 이 모 씨도 "4차 접종 후 몸이 좋지 않다는 사람들이 많아 왠지 맞기가 꺼려진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모두 가능하면 4차 접종은 안하고 싶다고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방역패스를 일률 적용하고 강제 접종을 추진하면서도 백신피해자에 대한 대응을 부실하게 한 것도 접종률 저조 원인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백신과 독감 예방접종을 모두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두 백신을 하루에 같이 맞아도 된다. 당국은 두 백신을 함께 맞았을 때 이상반응이 더 늘어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양팔 중 왼팔에 코로나 백신을 맞는다고 하면 오른팔에 독감 백신을 맞는 방식으로 접종하면 된다. 코로나 19 백신이 독감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고, 각 백신을 따로 맞아야 2가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코로나와 독감 모두 '신속한 투약'이 생명이다. 특히 독감은 '48시간 이내' 약이 들어가야 치료효과가 있다. 두 질환의 증상이 비슷한 만큼, 고열이나 근육통 등이 있으면 빨리 병원을 찾아 처방을 받고 바로 약을 복용해야 한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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