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다이애나비 때 100만명 모였다…英여왕 추모 인파에 테러 걱정까지
입력 2022-09-12 20:02  | 수정 2022-09-12 20:22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11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을 떠나 에든버러 성 자일스 대성당에 진입하고 있다. [사진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75만명 이상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돼 영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은 이달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국장 당일인 19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국무조정실은 일단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75만 명 정도의 조문객이 찾는다는 가정하에 비상계획 수립에 나섰다. 이 경우 조문 대기 줄은 최장 8㎞까지 늘어서고, 대기 시간만 20시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내각 국무조정실은 장례식과 관련, "런던이 (추모 인파로) 유례없이 가득 찰 수 있다는 매우 현실적인 가능성을 놓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 다음 날인 9일(현지시간) 런던 등 영국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 상점 등에는 여왕 추모 사진과 메시지가 게시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실제로 영국 정부는 추모 행렬 경비에 군 병력 1500명을 동원하는가 하면, 사람이 너무 몰렸다고 판단될 경우 조문 행렬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런던 현지에서는 여왕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부터 버킹엄궁 앞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민들이 찾아와 추모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버킹엄궁 웨스트민스터 홀에 여왕의 관이 놓이는 14일부터 인파는 더욱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 조문객 규모가찰스 3세 국왕의 전 부인인 다이애나비가 1997년 숨졌을 당시 조문객 규모와 맞먹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가디언은 "장례식을 지켜보려 거리로 나오는 사람들이 1997년 다이애나비 장례식 때 100만 명 수준에 맞먹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11일(현지시간) 여왕 안치될 성 자일스 대성당을 관광객들이 보고 있다.[사진출처 : 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이날 공지한 보안용 지침에 따르면 조문객들은 공항 출입국 심사 때처럼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웨스트민스터 경내에 입장할 수 있다.
작은 가방만 소지가 허용되고, 어떤 종류든 음식물이나 음료는 반입이 허락되지 않는다. 꽃다발이나 촛불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사원 내에서는 적절한 옷차림을 한 상태로 정숙하게 행동해야 한다. 카메라나 휴대전화기도 사용할 수 없다.
영국 정부는 장례식날 도심이 붐비는 틈을 노려 시위대는 물론 테러 시도도 있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런던 시내에 1만명에 달하는 경찰관을 배치하는가 하면, 폭탄해체반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8일(현지시간) 버킹엄궁 앞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를 추모하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영국 정부는 유례가 드물 정도로 많은 외국 정상이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지침도 내놓았다.
이들은 전용기를 통한 입국이 금지되는 등 영국 정부가 마련한 까다로운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와 텔레그래프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는 지난 10일 밤 각국 대사관에 보낸 안내문을 통해 장례식에 참석하는 정상들은 전용기가 아닌 상업용 항공기를 이용하고 장례식장까지는 런던 서쪽의 한 장소에 모여 버스로 함께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헬리콥터와 개인 차량을 통한 이동은 제한된다.
장례식이 열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공간이 한정된 점을 고려해 정상 본인과 배우자 또는 이에 준하는 한 명만 초청된다.
현재 참석이 확정됐거나 유력한 인사로는 우리나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일본과 스페인 등의 군주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 총리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국제기구 수장들이 포함됐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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