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추석 귀성 인사는 용산역에서…취임 후 행보는?
입력 2022-09-09 10:02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8일 오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서울 용산역에서 명절 귀성 인사를 했다.
이 대표를 비롯해 박홍근 원내대표, 조정식 사무총장, 정청래·고민정·박찬대·장경태·서영교 최고위원, 김성환 정책위의장, 천준호 비서실장 등 민주당 지도부 8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길에 오르는 시민들을 만났다.
'민생부터 챙기겠습니다' '함께 웃는 한가위' 등이 적힌 어깨띠를 두른 이 대표는 시민들을 만나 추석 인사를 건넸다. 시민들이 사진 촬영을 요청 하자 웃으며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이 대표는 귀성 인사 후 기자들을 만나 "정말로 어려운 시기다. 물가도, 금리도, 나라 살림도 점점 어려워지는데 얼마나 (국민들이) 힘드시냐"며 "그래도 명절은 온 가족이 모여 회포를 풀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소중한 기회이니 일상의 어려움을 잠시 잊고, 따뜻한 추석을 보내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중에도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이웃들 생각도 조금만 해달라"며 "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을 같이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주어진 여건이 어렵지만, 민주당 지도부와 당원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통상 여야는 매해 본격적인 귀성길이 시작되는 추석 명절 하루 전에 각각 서울역과 용산역을 찾아 인사를 해왔다. 특히 이 대표가 용산역을 찾은 것은 호남선을 이용하는 귀성객들이 용산역에 많은 만큼, 민주당 핵심 기반층인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도부가 꾸려지지 않은 국민의힘은 이번에는 별다른 기차역 귀성 인사를 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취임 후 공식 일정 첫날인 지난달 29일에는 경남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눈길을 모았다.
이튿날에는 예방 온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 윤 대통령과 약 3분 간 통화를 나눴다. 이어 이 대표는 당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원내 소수정당 지도부, 한덕수 국무총리를 잇따라 만났다.
이 대표는 2일에는 지도부를 이끌고 민주당 텃밭인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 잡기에 힘을 쏟았다. 당 지도부는 광주를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쌀값 폭락에 따라 '의무적 시장격리제' 도입' 등 지역현안 추진을 약속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취임 첫 주 행보를 살펴보면 첫 외부 일정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을 위해 양산을 먼저 찾은 게 눈에 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당내 '통합'과 '협치'를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가 '통합'과 '민생'이라는 가치를 강조하며 지지율 침체를 겪고 있는 윤석열 정부·여당과 차별화를 두려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취임 직후 최고위원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우리는 친문입니다"라고 말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상병 평론가는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양산행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게 예의라고 판단해 첫 일정으로 양산을 찾은 것"이라며 "그것이 지지층의 바람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의 호남행에 대해선 "호남은 전통적인 민주당의 핵심 기반"이라며 "전당대회에서 호남에서 투표율도 낮고 반응이 좋지 않았다. 호남에 가서 '더 큰 민주당' '싸워서 이기는 민주당이 되겠다' 다짐을 호남에 가서 약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개혁은 민생을 위한 것으로 민생을 위한 개혁을 실용적으로 해가는 데 가장 중점을 두겠다"며 "물가, 금리를 포함한 어려운 경제 현실, 민생위기 앞에서 민생의 후퇴를 막고 개선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며 취임 이후 '민생 정당'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거듭 제안한 것 역시 민생을 위해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협치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기도 한다.
이 대표는 태풍이 지난 7일 태풍 힌남노로 대형 피해를 겪은 경북 포항을 직접 방문하는 등 민생을 위하는 행보를 본격화했다.
노란색 '민방위 점퍼'를 입고 파란색 장화를 신은 이 대표는 태풍 피해지역인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일대를 찾아 피해 상황을 직접 살폈다.
이 대표는 이 시장으로부터 피해 현황을 보고받은 뒤 재난 피해 지원금과 관련 "침수 피해 지원액이 200만원이다. 너무 소액이라 지원금액을 정부와 협의해 봐야 한다"며 보상액 상향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이와 같은 '민생 행보'를 놓고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당대표 '사법 리스크'에 거리를 두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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