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친구 같던 포항 모자의 비극...엄마는 구조, 아들은 숨져
입력 2022-09-07 13:16  | 수정 2022-09-07 13:31
6일 저녁 태풍 '힌남노'의 폭우로 잠긴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소방·군 관계자들이 A 씨를 구조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6일 오후 8시 15분쯤, 50대 여성 A 씨 구조
새벽 0시 35분쯤, A 씨의 아들 숨진 채 발견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로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그중 생존한 50대 여성과 숨진 10대 소년이 모자관계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오늘(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저녁 9시 41분쯤 50대 여성 A 씨가 지하주차장에서 구조됐습니다. 앞서 오후 8시 15분 쯤에는 30대 남성 B 씨가 구조됐습니다.

A 씨와 B 씨는 지하주차장 천장에 있는 30cm 남짓 되는 틈으로 숨을 쉬면서 14시간 넘게 버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사람 모두 저체온증으로 인한 오한 증세를 보였지만 건강상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기적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늘 오전 0시 35분쯤 아파트 1단지 주차장 뒤쪽 계단 인근에서 A 씨의 아들 C 군(15)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숨졌습니다.

A 씨와 C 군은 지하주차장에 차를 출차하기 위해 함께 나갔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C 군은 실종되기 전 동네 친구와 마지막 통화를 나눴습니다.

뉴스1에 따르면 C 군과 복싱 연습장을 다녔던 친구 D 군(15)은 "오전 5시에 저랑 영상통화하다가 갑자기 나간다고 했다"며 "체격이 좋은 친구라 살아 나올 줄 알았는데…"라고 말 끝을 흐렸습니다.

D 군은 A 씨와 C 군이 친구 같은 모자 사이였다고 전했습니다.

D 군은 "놀러 갈 때마다 먹을 것을 챙겨주셨고, 친구가 '엄마 배고파 밥 줘'라며 다정하게 이야기한 기억이 난다"며 "둘은 친구 같은 사이였다"고 말했습니다.

C 군의 빈소는 오늘 포항 북구 포항의료원에 차려질 예정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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