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방송할 때만 해도 괜찮았다" 포항 아파트 관리소장 괴로움 토로
입력 2022-09-07 09:42  | 수정 2022-09-07 10:29
아파트 관리소장. / 사진=MBN 방송화면 캡처
아파트 관리소장 "방송할 때만 해도 괜찮았다"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구조된 주민 9명 중 2명이 생존하고 7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가운데, 차를 빼라고 안내방송을 내보냈던 관리소장이 "미안하다"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어제(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관리소장 A 씨는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이날 오전 4시에 출근해 "102동 유치원 놀이터 쪽에 주차된 차량은 이동해달라"며 "지하주차장은 괜찮다"는 내용의 안내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A 씨는 얼마 되지 않아 폭우를 뚫고 주변 상황 점검차 순찰에 나섰는데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자 다시 돌아와 재차 안내방송을 내보냈습니다. A 씨는 "오전 5시 20분쯤 다시 방송했다"며 이때는 "지하주차장에도 물이 찰 수 있으니 차량을 지상으로 옮겨달라"는 내용을 추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A 씨는 차량 통제를 위해 밖으로 나섰고, 시설과장 경비원이 안내방송을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오전 5시 50분경 아파트 정문으로부터 약 150m 거리에 있는 하천인 냉천이 폭우에 흘러넘쳤고, 범람한 물이 순식간에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왔습니다. A 씨는 "하천이 넘치며 삽시간에 엄청난 양의 물이 들이닥쳤다"며 "물이 밀려와 지하주차장이 완전히 잠기는 데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방송할 때는 괜찮았다. 지하주차장이 배수펌프도 잘돼 있고 모래도 잘돼 있다"며 "지하주차장이 침수될 위험이 없기에 내가 방송을 한 것"이라며 "물이 범람해서 넘어들어오는 천재지변인데 내가 방송을 해서 사람들이 물에 잠겼다. 이렇게 돼 있다"고 했습니다.

A 씨는 관리소장의 안내방송이 인명피해를 야기했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선 더는 도저히 이야기할 수 없다”며 중압감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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