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만65세 아닌 74세부터 노인…연령기준 높이면 부양부담 36%P 낮아진다
입력 2022-09-06 12:02  | 수정 2022-09-06 17:32
[사진 제공 = 연합뉴스]

현재 만 65세로 고정된 한국의 노인연령을 장기적으로 74세로 올리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노년층 부양 부담이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정도로 떨어질 수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제언이 나왔다.
이태석 KDI 연구위원은 6일 발간된 'KDI 포커스-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노인연령을 현재와 같이 65세로 유지하면 2054년 이후 한국의 노인인구 부양부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치"라며 "저출생 고령화 효과가 본격화하는 2025년께부터 10년에 1세 정도로 노인연령을 지속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보고서에 나온 노인부양률은 노년부양비와 같은 의미다. 생산연령(만 15~64세) 인구 100명당 노령 인구 수를 뜻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2022년 24.6명에서 2040년 60.5명, 2070년 100.6명으로 OECD는 물론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 통계청]
이 연구위원은 기대수명에서 은퇴시기나 연금·노인복지 수급 개시시기를 뺀 기대여명이 15~20년에 이르는 수준에서 노인 연령이 결정되는게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2000년 이후 OECD 회원국의 평균 실효은퇴연령은 기대여명이 20~24년(남성 20년, 여성 24년) 이하에서 결정이 돼 왔다. 기대수명이 점점 늘어나는데 노인연령은 그대로 멈춘다면 노동력 손실은 물론 연금과 노인복지 수급 기간도 길어져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은 국민연금을 도입한 1988년만 하더라도 연금 수급 개시연령인 60세 인구의 기대 여명이 18년이었으나 올해 기준 연금 수급개시연령인 62세 인구의 기대여명은 24년으로 6년이 증가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기대여명을 15년으로 잡는다면 2022년 기준 '노인'으로 봐야 할 연령은 73세이며, 이후 평균 10년에 1세 정도 속도로 증가해 2100년이면 80세에 이른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노인 연령을 2025년부터 10년에 1세씩 상향해 2100년 기준 만 74세로 높이면 노인부양률이 약 60%로 현재 기준 대비 36%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2070년 기준 독일의 노년부양비가 58.8명, 일본이 76.7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노인인구 부양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위원은 "은퇴 기간과 국내 노동시장의 소득 특성을 감안해 기대여명을 20년으로 산정하면 2100년에 만 74세를 노인연령의 시작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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